삼성화재 안젤코 추크(오른쪽)가 대한항공 요스레이더 칼라(왼쪽)와 김형우의 블로킹 벽을 앞에 놓고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안젤코는 트리플 크라운(서브 3점, 블로킹 3점, 후위 15점)을 달성하며 총 38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대전=연합뉴스
삼성화재, PO1차전 실책 남발한 대한항공 눌러
“어이, 역전의 용사들! 왜 이리 바빠. 천천히 하던 대로 해.”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27일 대전에서 열린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에서 대한항공에 0-1로 뒤진 2세트 도중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삼성화재 주전은 대부분 30대다. 배구 선수로는 현역 은퇴를 생각할 나이. 점프를 수시로 해야 하는 탓에 발목과 무릎이 성한 날이 없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지난해 프로배구 V리그 우승을 이끈 노장들을 믿었다. 그 믿음은 통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대한항공에 3-2(22-25, 25-23, 25-19, 23-25, 15-11)로 이기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 1승만을 남겼다. 노장 손재홍(14득점)과 석진욱(13득점) 신선호(12득점)는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화재 특급 용병 안젤코 추크는 이날 몸이 무거워 보였다. 오른 발가락 부상 때문에 점프가 예전만큼 높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5세트에만 5점을 몰아치는 등 38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 3점, 블로킹 3점, 후위공격 15점을 성공시키며 올 시즌 세 번째 트리플 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공격 각 3점 이상)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7-7로 맞선 5세트에서 안젤코의 백어택과 석진욱의 속공, 안젤코의 터치아웃 득점으로 10-7로 앞섰다. 안젤코는 13-10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성공시켰고 상대 실책까지 이어져 경기는 끝났다. 신 감독은 “이기려는 의지가 강했던 노장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요스레이더 칼라가 38점을 올리며 활약했지만 승부처에서 실책(25개)을 남발하며 눈물을 삼켰다. 삼성화재의 실책은 16개에 불과했다. 2차전은 29일 오후 2시 인천에서 열린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