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제대로 대우를 받고 가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올해 고교 3학년생 가운데는 ‘초고교급 스타’라 부를만한 대어급도 별로 없다.
그런데도 메이저리그의 손길은 계속되고 있고, 국내 프로구단들은 힘 한번 쓰지도 못하고 빼앗기고 있다.
○도미니카처럼 ‘공급처’로 전락?
황금사자기가 한창인 목동구장. 국내 프로구단 스카우트들 숫자에 버금가는 빅리그 스카우트들이 진을 치고 있다.
천안북일 외야수 김동엽(시카고 컵스), 화순고 포수 신진호(캔자스시티), 동산고 포수 최지만(시애틀)은 이미 계약을 끝냈다는 보도도 나왔다.
국내 한 스카우트는 “앞으로 더 많은 숫자가 미국으로 갈 것”이라며 “많게는 20명이 넘을 수도 있다. 이러다 몸값이 싼 도미니카처럼 한국 고교야구가 메이저리그의 ‘선수 공급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어급은 없는데 왜 가나?
올해 3학년 중에는 특출한 선수가 없다.
“가장 좋은 선수라 해도, 예년으로 치면 신인 2차지명 2, 3번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국내 스카우트들의 중론.
그런데 지난해 7명(3명은 프로 미지명 선수)에 이어 올해도 ‘미국행’ 러시는 계속되고 있다. 왜 일까.
무엇보다 금전적 이유 때문이다.
올해 데뷔한 국내 프로 신인 중 최고 입단금액은 5억5000만원을 받은 두산 성영훈이지만 2차 2-3번은 잘 해야 1억원 안팎의 계약금을 받는다.
김동엽이 55만달러에 계약했다고 하면, 환율 덕에 약 7억7000만원을 받게 되는데 국내 프로에 입단했을 때보다 많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빅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에이전트는 “최근 2, 3년 전부터 미국으로 간 선수들의 계약금은 거품이 많이 들어가 있다. 그야말로 최대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지, 실상은 70%도 챙기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뚜렷한 해법 없어 더 큰 문제
준척급이든, 그 이하든 고교 선수의 미국행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한국프로야구가 올해부터 지역 연고를 없애고 전면 드래프트(8월 17일)를 실시하면서 과거처럼 지역 유망주들에게 정성을 들여 일찌감치 ‘입도선매’할 수 없게 됐다.
선수들 입장에선, 입질도 오지 않는 국내 프로구단보다는 미리 손을 내미는 빅리그 구단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현재 해외 진출 선수들은 국내 복귀시 2년 유예기간을 두게 돼 있다.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이 제재를 더 강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프로구단 드래프트 이전에 계약해 해외에 진출한 선수는 복귀시 계약금과 연봉을 전혀 주지 말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러나 이 역시 뚜렷한 해법은 아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화보]서울고와 경동고. 추위를 녹이는 열전
[관련기사]스카우터 “될성부른 야구 싹을 찾아라”
[관련기사]박찬호 “MLB가 韓 선수들에 큰 관심”
[관련기사]유경국 완투승…동성고 짜릿한 16강
[관련기사]강릉고 ‘홈런 축포’…유신고에 7-0 콜드게임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