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지식인은 仁을 실천하려는 책임의식이 강했다. 그 사실을 ‘논어’ 泰伯(태백)의 이 章에서 曾子(증자)는 任重道遠(임중도원)이라고 표현했다. 등에 진 짐이 무겁고 갈 길이 멀지만 잠시도 쉬지 않고 우뚝하게 나아가는 그 모습을 孜孜흘흘(자자흘흘)이라고 묘사한다.
士는 속설에서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고 보지만, 그것은 잘못이다. ‘설문해자’는 一부터 十까지 아는 자라고 풀이했으나, 옳지 않다. 본래 戰士(전사) 계급을 상징하는 도끼의 머리 부분은, 날을 아래쪽으로 그린 모양이다. 뒷날 士는 관리, 재판관, 남자의 의미를 지니게 되고,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선비를 가리켰다. 여기서는 올바른 이념을 실천하려고 하는 교양인을 뜻한다고 보면 좋다.
不可以不(불가이불)은 이중 부정을 통해 강한 긍정을 나타낸다. 弘毅(홍의)는 포용력이 넓고 의지가 강인함을 말한다. 仁以爲己任(인이위기임)은 以仁爲己任(이인위기임)을 도치해 仁을 강조했다. 己任은 자기의 짐, 자기의 임무다. 不亦重乎(불역중호)와 不亦遠乎(불역원호)의 不亦∼乎는 반어법으로 감동과 긍정의 어조를 나타낸다.
死而後已(사이후이)는 죽은 뒤에 그만둔다고 함으로써 죽을 때까지 그만두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예기’의 表記(표기)에서 ‘전심하여 날마다 힘쓰다가 죽은 뒤에야 그만둔다(면焉日有자자, 斃而後已·면언일유자자, 폐이후이)’라고 한 말과 같다. 내게 이 짐을 지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것은 나 자신이다. 죽은 뒤에야 내려놓을 이 지독한 임무를 내 스스로 떠맡고 있는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