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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다함께]“싱글맘, 피부색 달라도 마음은 하나”

입력 | 2009-03-30 02:59:00

29일 서울 성북구 정릉동 한국수양부모협회 2층에서 다양한 국적의 ‘싱글맘’과 ‘싱글대디’들이 올해 첫 모임을 열었다. 왼쪽부터 박영미, 류하진, 신정복, 이재순, 박영숙, 모하메드 라피클, 정광모, 이진숙, 신현규 씨. 변영욱 기자


수양부모협회 ‘빅시스터’ 모임… 육아정보-고민도 함께 나눠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동 한국수양부모협회 2층 미혼모 쉼터.

한국, 필리핀,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국적의 싱글맘과 자녀 4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이 한데 모인 이유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싱글맘들이 국적을 떠나서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고 육아정보도 공유하기 위해서. 이날 자리는 한국수양부모협회가 만든 자조 모임 ‘빅시스터’의 올해 첫 모임이었다.

피부색이나 언어의 차이 때문에 서먹했던 것도 잠시뿐. 남편 없이 혼자서 자녀를 키워야 하는 이들은 이내 ‘언니, 동생’이라고 부르며 수다에 빠져들었다.

생후 100일이 갓 넘은 아이를 데리고 모임에 참석한 김혜진 씨(33)는 “서로 힘든 얘기를 나누며 육아정보도 공유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13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한국에 왔다가 남편의 가정폭력 때문에 도망 나와 남매를 키우고 있다는 필리핀인 주리시 바젠팅 씨(35)가 말을 이었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왔지만 처지가 같아서 그런지 금방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번 기회에 외로운 마음을 달래고 친구도 사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싱글맘들은 경제적인 문제와 사회적 편견 때문에 아기와 함께 거주할 집을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정부의 지원 확대를 호소했다.

한국수양부모협회 박영숙 회장은 “다문화 싱글맘과 한국인 비혼모(非婚母)들이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도 채워 주고 ‘언어교환’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 달에 한 번씩 열리는 자조모임 외에도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늘려 갈 예정”이라고 말다.

한편 한국수양부모협회는 이날 산하단체인 ‘다문화·싱글맘협회’의 공동대표 위촉식을 열고 최영훈 동아일보 부국장, 손숙 전 환경부 장관, 이재순 예비역 준장, 정광모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등을 공동대표로 임명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