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구단 사령탑·주장 선전포고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30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사회를 본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진형 홍보부장이 첫 번째 질문을 던지자 어느 감독부터 답변할지를 놓고, 잠시 우왕좌왕이었다.
한화 김인식 감독이 마이크를 쥐고 곁에 앉은 SK 김성근 감독에게 주고 나서야 상황은 정리됐다. 이어 두산 김경문 감독, 롯데 로이스터 감독…. 자연스레 성적순이 됐다.
○감독의 말, “이 선수를 주목한다”
“시즌 80승”을 목표로 공언한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을 주목 선수로 꼽았다. “(WBC의 시련을 딛고) 과연 어떻게 할지 나도 궁금하다”고 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15승 투수급”이라 자랑했던 유격수 손시헌의 가세에 가중치를 줬다. 롯데 로이스터 감독은 “모든 선수가 다 중요하다”고 피해갔지만 부산 팬까지 전력에 포함시켰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작년 기동력 꼴찌가 마음에 걸렸던 듯 루키 김상수를 1번타자 후보로 넣었고, 애제자 배영수의 부활을 기대했다. 김인식 감독은 동석한 주장 포수 신경현과 루키 투수 허유강을 언급, 기분을 살려줬다.
KIA 조범현 감독은 윤석민과 최희섭을 투타의 핵으로 묶었다.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은 3루수 정성훈의 공백(LG 이적)을 메울 황재균과 ‘대형 유격수의 싹이 보인다’는 강정호를 내세웠다. LG 김재박 감독은 선발 정찬헌-이범준, 마무리 우규민-이동현을 언급, 마운드가 승부라고 봤다.
○주장의 말, “이 팀만은 꺾고 싶다”
일단 SK 박경완이 “롯데엔 지고 싶지 않다”고 불을 질렀다. 그러나 바로 응수한 롯데 조성환은 “삼성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원래 (아시아시리즈에서 SK를 제치고 우승한) 세이부라고 말하려 했는데 마이크를 쥐는 순간 삼성 선동열 감독이 보였다. 갑자기 작년 준플레이오프 패배가 떠올랐다”고 털어놨다.
두산 손시헌, 삼성 박진만, KIA 김상훈은 ‘타도 SK’를 선언했다. LG 조인성은 ‘서울 라이벌’인 두산을 꼽았고, 히어로즈 송지만은 “당장 개막 롯데전부터 잘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화 신경현은 “한화를 아무도 안 뽑아줘 마음이 편하다. 봐주는 것도 괜찮다. 고춧가루 제대로 한번 뿌려보겠다”고 발언, “걸리면 다 확“”이라고 했던 작년 김인식 감독의 맥을 이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ahan@donga.com
[화보]2009 프로야구 각 구단의 당찬 출사표
[관련기사]김인식 감독 “코 골며 12시간을 잤어”
[관련기사]김시진 감독 “히어로즈와 맞장 조심해”
[관련기사]인프라 개선해 ‘야구의 참 맛’ 즐기자
[관련기사]2009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8개구단 ‘선전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