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사계절이 뚜렷한 한반도’라는 말이 점차 무색해지고 있다. 비단 한반도뿐만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기후변화라는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주듯,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기 위한 방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러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우리 주위에서 변화하고 있는 기후에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서울대와 삼성지구환경연구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의 52%가 날씨에 영향을 받고 있다. 또 산업의 70∼80%가 날씨로부터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악기상(惡氣象)이 빈발하고 그 피해 규모 또한 점차 커지면서 날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의 문제가 기업의 주요 관심사다. 날씨로 인한 리스크를 어떤 식으로 대처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리 기업은 기후변화를 환경문제로만 접근할 뿐이다. 기후변화가 만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움직임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에 선진 기업들은 기후변화를 중대한 리스크 대상으로 관리한다. 뿐만 아니라 과감한 투자로 이익을 창출함은 물론 신성장 동력으로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도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을 생존전략 차원뿐 아니라 사업구조 변신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또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된 유망사업을 발굴하고 선점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변화하는 기후의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기업들에 정책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환경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적응 분야인 첨단방재산업, 기후컨설팅산업, 기상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날씨는 이제 더는 우리에게 예상치 못한 피해만 주고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다. 기후변화에 어떻게 적응하고, 나아가 어떻게 활용하고 대비하느냐에 따라 국가발전과 기업경쟁력이 결정된다.
김동식 케이웨더(주)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