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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89주년]그들은 25시를 산다

입력 | 2009-04-01 02:59:00


뚝심,인화,내실,혁신

저마다의 키워드는 달라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집념의 리더십은 하나

결국 사람의 몫이다. 인재를 키워 필요한 곳에 배치하는 것, 또는 그럴 수 있는 경영자를 찾아내는 것, 궁극적으로 기업의 이익을 높여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 어떤 리더가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 모든 문제에 대한 해답은 달라진다. 이런 점에서 한국 주요 기업의 ‘오너 경영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재계에서 ‘뚝심의 리더십’으로 통한다. 한번 목표를 세우면 어떤 일이 있어도 해내고야 마는 스타일은 부친인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닮았다고 평가받는다. 이에 비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인화(人和)를 강조하는 경영인’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에도 부드럽고 소탈한 이미지이지만 창의와 자율을 바탕으로 하는 ‘인간존중’의 경영 철학에서도 인간적인 그의 풍모가 드러난다.

글로벌 난국을

온몸으로 뚫고가는

한국의 대표 리더들에게

하루 24시간은 너무 짧다

이렇게 달라 보이는 두 최고경영자(CEO)의 지향점은 같다. 바로 소비자다. 구 회장은 2006년부터 ‘고객가치’를 경영 화두로 강조해오고 있다. 연구개발(R&D)과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 경영활동 각 부문에서 고객의 기대까지 뛰어넘는 가치를 창출할 때 수익과 성장이라는 결과물이 따라온다는 철학이다. 정 회장은 2000년부터 현대차의 ‘품질 개선’에 주력했다. 주위에서는 품질 개선보다 원가 절감이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정 회장은 선진국 수준의 품질이 아니면 세계 시장에서 승부할 수 없다며 직접 품질을 챙겼다. 미국 소비자가 평가한 현대차 품질 순위는 2000년 32위에서 2006년 3위로 급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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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내실’이라는 측면에서 닮았다. 신 회장은 ‘거화취실(去華就實·겉치레를 피하고 내실을 지향한다)’을 기업 경영이념으로 내세운다. 외형을 늘리기보다 내실을 다져온 다소 ‘보수적인’ 기업 이미지도 이런 그의 경영 방식에서 기인한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그 덕에 최근 경영위기에서도 풍부한 자금력으로 인수합병(M&A) 시장의 큰손으로 꼽히고 있다. 허 회장 역시 2005년 그룹 출범과 함께 ‘밸류(가치) 넘버원 GS’를 슬로건으로 제시할 정도로 내실을 강조해왔다. GS그룹은 내년까지 자산총액이 아닌 순이익을 기준으로 국내 ‘톱 5’에 들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변화와 혁신의 기업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32조 원이던 SK그룹의 자산은 지난해 80조 원 이상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기업으로 안정적이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지주회사를 출범시킨 것도 최 회장 작품이다.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며 “부인과 자식 빼고 모든 것을 다 바꾸라”고 지시했던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도 닮은 점이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7월 이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사장단협의회’와 투자조정위원회, 브랜드관리위원회, 인사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설치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