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전을 하루 앞둔 31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공식 기자회견이 열렸다.
먼저 인터뷰실에 도착한 쪽은 허정무 감독. 인터뷰 시작 10분전에 차에서 내린 그는 주차장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 감독도 도착 했나요”라고 물었다. “도착하지 않았다”는 답을 들은 허 감독이 인터뷰실로 들어갈까 망설이는 순간, 옆에 서있던 대한축구협회 직원은 “북한 감독님하고 같이 들어가시게요?”라고 물었다. 주차장 입구를 향해 방송 카메라들이 늘어서 있어 협회 직원은 두 감독이 나란히 입장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허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내가 여기서 영접할 이유는 없잖아”라고 농담을 던진 뒤 곧장 인터뷰실로 향했다. 허 감독이 사라진 10분 뒤 북한 김정훈 감독이 탄 버스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인터뷰 시작 직전이었다. 만약 허 감독이 좋은 영상을 위해 10분을 서서 기다리는 친절을 베푸는 ‘영접’을 했더라면 더 어색한 장면이 연출될 뻔 했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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