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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첫 슬로시티 완도 ‘청산도’의 봄… 여기는 청산도입니다

입력 | 2009-04-02 07:43:00


“유채꽃은 먹을 수 있다? 없다?”

정답은 전자다. 먹을 수 있다. 노란 유채 꽃 잎을 씹으면 쌉쌀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동시에 난다. 지금 완도에 가면 유채 꽃 맛을 보고 보리피리를 불며 봄날의 정경에 듬뿍 취할 수 있다. 봄의 향기를 만끽하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최적의 여행지 완도를 소개한다.

○색채의 향연, 봄날의 완도

지금 청산도에 가면 한창 유채꽃이 만발했다. 완도 항에서 45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200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완도는 특히 섬들의 자연 경관이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 청산도는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선정된 곳이다.

이탈리아 슬로시티 국제연맹에서 지정하는 것으로, 전통과 생태를 보존하면서 느림과 여유의 지역 색을 유지해야 한다. 관광객이 늘어나더라도, 공동체와 자연미는 파괴되지 않도록 국제적 지원을 받게 된다.

청산면 당리 고개에서 청산도를 조망하면, 왜 이 곳이 ‘느림의 완도’, ‘안단테 안도’로 불리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인위적인 손길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경관을 볼 수 있다. 바다의 푸른색과 유채꽃의 노란색이 어우러져 천연의 자연색을 만끽하게 된다. 특히 바닷바람에 보리가 흔들리는 ‘보리파도’와 넓게 펼쳐진 계단식 푸른 논, 빨갛고 파란 지붕색이 섞여서 색채의 향연이 벌어진다. 당리 언덕에 있는 야트막한 돌담은 유채꽃밭과 보리밭 사이를 나눈다. 돌담 옆으로 길게 한적한 길이 이어졌고, 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붉은 동백꽃과 보라색 제비꽃도 길 곁에서 볼 수 있다.

이 곳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와 윤석호 PD의 ‘봄의 왈츠’ 촬영지다. ‘서편제’에 등장하던 빼어난 소리꾼 유봉(김명곤)과 송화(오정혜)의 인형과 ‘봄의 왈츠’의 다니엘 헤니, 서도영, 한효주 사진이 있다. 당리 돌담길과 주변의 화랑포 해변에서는 KBS 드라마 ‘해신’도 촬영됐다. 청산도의 색채는 렌즈를 통해 보든 눈으로 직접 보든 경이롭다.

○건강의 섬 완도

완도하면 전복, 전복하면 완도다. 완도에서는 전복으로 못하는 요리가 없다. 회는 말할 것도 없고, 찜으로도 먹고 물회로도 먹고, 샐러드까지 해서 먹는다. 바닷바람이 피부에 해롭지만, 완도 여성들이 피부가 좋은 이유는 단백질이 풍부한 전복을 비롯해, 각종 해산물을 수시로 먹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복은 전복 주변에 자라는 해조물도 하나 버릴 게 없다.

전복은 4월부터가 제철이다. 지금이 전복이 알을 가져 산란하기까지 살이 많고 죽을 끓여 먹으면, 원기를 바로 되찾을 수 있다. 보통 1kg에 5만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완도는 현재 전복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완도군 인터넷 샵(www.wandoshop.com)을 운영하는 등 유통에 주력하고 있다. 완도에 가면 아는 사람만 사는 게 있는데 ‘때빵장어’다. 쇠에 미끼를 끼우고 줄에 장어를 끼어 올린다.

입소문이 나서 장에서 구하기 어렵다. 청산도와 고금도에 있고, 때빵장어가 보이면, 흔치 않은 것이니 믿고 사도 된다.

○완도 출신 스타들

“장보고가 해상을 정복했다면, 최경주는 초원을 정복했다”완도에는 해상왕 장보고의 유적지(사적 308호 완도읍 장좌리)뿐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이 많다. 바로 완도 출신 프로골퍼 최경주다.

완도항 해변공원과 완도 타워에는 최경주 동상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완도 해변에서 꿈을 키운 스타는 뮤지컬 배우 최성희로 변신한 가수 바다와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있다.

아름다움이 녹슬지 않은 중년의 김창숙, 이보희 등도 완도 출신으로, 고장의 자랑이다. 오정해는 ‘서편제’의 인연으로 꾸준히 가족끼리 완도를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완도 | 글·사진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