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선발 정재훈이 5일 잠실 KIA전에 선발등판, 역투하고 있다. 5.2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한 정재훈은 마무리에서 선발로 성공적인 변신을 예고했다.
두산으로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하루였다. 단순한 1승, 그 이상의 충분한 가치가 있엇다.
김경문 감독 평가대로 ‘8개 구단 최강 야수진’을 갖고 있는 두산은 투수진이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던 터. 더구나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용병 랜들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낙마, 대체용병 물색이란 새로운 과제까지 안았다. 그런 상황에서 5일 잠실 KIA전은 ‘선발 정재훈’과 ‘마무리 이용찬’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두 사람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게임이었다.
프로 7년째를 맞는 정재훈(29)이 선발 투수로 시즌 개막을 맞는 건 올해가 처음. 한 때 구원왕을 차지했던 명소방수였지만 그는 최근 몇 년간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결국 보직을 바꿨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수업에 모든 것을 투자했고, 그 첫 스타트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4회 나지완에게 좌월 1점 홈런을 맞은 게 옥의 티였지만 5.2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며 기분 좋은 첫 승 테이프를 끊었다. “긴박한 상황에서 등판하는 마무리 때보다 아무래도 여유가 있어 다양한 구질을 갖고 타자들을 상대했다”는 정재훈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풀 타임 선발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정재훈의 빈자리를 채워야하는 고졸 3년생 이용찬(20)이 든든한 모습을 보인 건 두산으로선 그야말로 가장 값진 소득. 7-5로 앞선 개막전 9회초에 등판, 1번 이용규부터 시작한 KIA 타선을 3자 범퇴시켰던 이용찬은 5일 게임에서도 9회 1이닝을 퍼펙트로 처리, 또 한번 완벽하게 승리를 매조지했다.
임태훈과 동기생인 그는 데뷔 첫해였던 2007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어려운 재활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1군에 얼굴을 내밀었고, 계약금 4억5000만원을 받았던 신인 1차지명선수답게 빼어난 구위와 듬직한 배짱을 자랑했다.
“어제도, 오늘도 첫 타자를 잘 처리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이용찬은 “첫날보다 오늘이 더 좋았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활약을 다짐했다. 정재훈은 이용찬에 대해 “몇 년만에 우리팀에 제대로 된 마무리가 나타난 것 같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둘 모두 새로운 보직으로 첫 단추를 잘 뀄다. 재훈이도 마운드에서 확실히 좋아진 모습을 보였고, 용찬이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여유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흐뭇해 했다.
잠실|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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