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경주벚꽃마라톤-걷기대회’ 성공적 개최 백상승 시장
“경주의 마라톤은 그저 뜀박질을 하는 게 아니죠. 신라의 유구한 역사문화를 이어 달리는 겁니다.”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일원에서 4일 열린 ‘제18회 경주벚꽃마라톤 및 걷기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백상승 경주시장(사진)은 6일 “참가자들이 ‘경주에서 뛰면 덜 피곤하다’고 입을 모으는 것은 그만 한 이유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문단지 내 경주세계문화엑스포광장을 출발한 1만3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코스 양쪽으로 활짝 핀 벚꽃을 보면서 분황사∼안압지∼첨성대∼천마총∼오릉 등 신라 유적지를 돌며 ‘경주의 봄’을 만끽했다. 이 대회는 경주와 일본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1992년에 시작된 이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은 1500여 명의 일본인이 참여했다.
“신라시대 기록에 보면 서라벌(현 경주)에 벚꽃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일본의 벚꽃도 경주에서 건너간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벚꽃이 경주와 일본을 이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벚꽃이 일주일 정도 피었다가 지는 모습이 오히려 매력”이라며 “이런 아쉬움 때문에 매년 경주의 벚꽃이 기다려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말에는 고교 마라톤대회가 열리는 등 경주의 봄은 건각(健脚)들의 달리기가 신라 화랑들의 말발굽 소리처럼 울려 곳곳에 생동감이 넘친다.
그는 “벚꽃마라톤이 경주의 봄을 알린다면 ‘경주의 가을’은 동아국제마라톤과 함께 온다”며 “고도(古都) 경주의 봄과 가을이 마라톤 덕분에 활력이 솟아나 역사문화도시에다 건강스포츠도시로서의 위상까지 뿌리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주는 곳곳에 조성된 잔디축구장에서 연중 청소년 대회가 열리는 등 생활체육 기반도 우수하다. 마라톤에 대한 그의 안목도 남다르다. 세계적인 ‘마라톤 도시’가 되려면 무엇보다 풀코스 기록이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보스턴마라톤처럼 지구촌의 명품 마라톤대회가 되려면 마스터스 대회로 기반을 이어 가고 엘리트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를 통해 명품 브랜드를 육성해야 한다”며 “동아국제마라톤이 경주 마라톤의 밝은 미래를 보여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