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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미완성 유작 ‘별이 차가운…’ 단행본으로

입력 | 2009-04-08 02:58:00


학병세대 문학의 대표 작가 이병주 씨(1921∼1992·사진)의 미완성 유작 ‘별이 차가운 밤이면’(문학의숲)이 17년 만에 단행본으로 나왔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계간 ‘민족과 문학’에 연재 도중 작가가 세상을 떠나며 미완성으로 남은 원고를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와 김종회 경희대 교수가 엮어냈다.

이 씨는 일본 와세다대 재학 중 학병에 동원돼 중국 쑤저우에 배치됐던 체험을 바탕으로 학병세대 글쓰기에 천착했던 작가로 소설 ‘지리산’ ‘관부연락선’ 등을 발표했다. 김윤식 교수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신보 편집국장 등 주로 언론계에 있었고 대중 작가로 인식됐기 때문에 오랫동안 문단에서 다뤄지지 않은 작가”라며 “일제강점기 학병 체험과 광복 전후 정세에 대한 기록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 뒤늦게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설 ‘관부연락선’ ‘지리산’과 함께 이 씨의 학병세대 문학 3부작으로 꼽히는 유작은 노비출신인 박달세의 출세기와 일본군으로 저지른 악행을 한국 중국 일본을 넘나들며 보여준다. 다른 작품에 비해 계층의식이 뚜렷한 이 작품은 자괴감에 찬 주인공이 앞으로의 처신을 고민하는 대목에서 중단됐다. 김 교수는 “후반부가 마무리됐다면 박달세가 막판에 민족을 택해 대한민국임시정부 편으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병주기념사업회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는 10, 11일 경남 하동 이병주문학관에서 이병주문학을 재조명하는 강연회를 연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