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로비 없지만 업무 연관”
경찰, 무혐의 하루만에 번복
청와대 행정관의 성접대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7일 “김모 전 행정관, 장모 전 행정관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인 6일 “두 전직 행정관이 티브로드의 문모 전 팀장과 일면식도 없던 사이라 뇌물 혐의를 적용하기 힘들다”고 했다가 이날 말을 바꿨다. 이에 대해 경찰이 청와대 행정관을 봐주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두 행정관이 구체적 사안에 대해 로비를 받은 정황은 없지만 청와대에서 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만큼 폭넓은 의미에서 이들이 받은 접대가 업무상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참고인 조사, 통신기록 분석 등을 통해 성접대를 받은 게 확인된 만큼 뇌물 혐의로 입건하게 됐다”고 말했다.
술값 180만 원 가운데 95만 원은 외상값이었다는 문 전 팀장의 진술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흥업소 주인이 제출한 문 전 팀장의 외상값 기록 쪽지는 허위로 만든 것”이라며 “통신기록을 분석한 결과 문 전 팀장은 외상으로 술을 마셨다고 주장한 날 유흥업소가 아니라 다른 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두 전직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신모 전 과장을 성매매 혐의로, 신 전 과장과 문 전 팀장을 각각 뇌물수수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모텔 업주, 유흥업소 여종업원 등 9명도 성매매 또는 성매매 알선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뇌물수수와 관련해 추가로 조사할 부분이 없어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