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을 앞두고 사전 준비를 위해 조금 일찍 성남 사무국에 도착했다.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탄천 종합운동장 내 한쪽에 위치한 마케팅 부서로 들어가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바로 ‘신태용 기념 티셔츠’였다.
신 감독의 얼굴과 짧고 간결한 문구 ‘He's Back’이 새겨진 이 티셔츠는 팀 주장으로서 성남의 K리그 3연패를 이끈 신 감독의 컴백을 축하하고, 새롭고 산뜻한 출발을 팬들과 함께 하자는 의미에서 특별히 제작됐다. 당초 2만원에 판매하려던 계획을 바꿔 1만5000원으로 가격을 낮추자 성남 서포터스 ‘천마불사’를 중심으로 사방에서 구입 관련 문의전화가 쏟아진다며 구단 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사실, 신 감독의 복귀는 여러모로 성남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올해로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성남은 이번 2009시즌 모토를 ‘팬들과 함께’로 삼았다.
항상 텅 빈 스탠드와 ‘그들만의 리그’는 성남을 대표한 장면이었다. 전체 예산의 80% 이상을 선수단 비용으로 활용한 바람에 정작 중요한 홍보나 마케팅에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뭔가 바꾸겠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구단 사무국은 팀 ‘레전드’로 기억되는 신 감독을 마케팅에 충분히 활용키로 결정했다. 굴지의 피자 전문점과 뜻을 모아 홈 경기 때마다 ‘신태용 피자’를 만들어 관중들에게 경품으로 나눠주고 성남 일대 유소년 스포츠단에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직접 찾아가 의미있는 시간을 갖는 특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박규남 성남 사장은 “지금까지 팬들과 제대로 호흡하지 못했지만 올 시즌을 기점으로 확실히 달라진 성남을 만들겠다. 성적만큼 팬들의 중요성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고 활짝 웃었다. 늦었지만 새로운 틀을 시도하려는 성남의 의미있는 변화가 유독 눈에 띄고 있다.
성남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 ㅣ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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