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대교문화재단 연구-교육상 받는 포항제철지곡초교 이용석 교수
“창의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는 무성하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는 부족합니다.”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지곡초교 이용석 교사(51·교무부장)는 7일 밤늦은 시간에도 집에서 ‘창의 교육’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었다. 이 교사는 기자에게 30분가량 창의 교육에 관한 고민을 들려줬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창의 교육의 뿌리를 내려야 훗날 노벨상이라는 열매를 딸 수 있는데도 지금 한국에는 씨 뿌리고 거름 주며 뿌리를 내리려는 창의 교육보다는 열매부터 따고 싶은 성급함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대교문화재단이 마련한 ‘대교아동학술총서 제2회 연구과제 공모’에서 ‘자녀의 창의 DNA를 깨우는 신나는 교육법’이 당선돼 연구비 1500만 원을 받는다. 이 공모에는 전국에서 107편이 응모됐으며 당선자 5명 가운데 4명은 대학교수이고, 일선 학교 교사는 그가 유일하다. 지난해에는 이 재단에서 주최한 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돼 상금 20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그의 연구와 현장교육이 높이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에 응모과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 교수(전 교육부 장관)는 “이 교사의 주제는 현장에서 적용한 풍부한 사례를 중심으로 창의 교육에 알기 쉽게 접근하는 기대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고향인 경북 영양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창의 교육의 첫발을 디뎠고 1986년 포스코교육재단 소속 학교로 옮기면서 창의 교육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스스로 하는 연구뿐 아니라 각종 창의성 관련 연수를 그동안 300시간가량 받았다. 또 대구와 경북, 울산, 경남 창원 등지의 교사들에게 연수를 200시간 정도 했다. ‘창의성은 결국 생각하는 힘’이라는 소신으로 2000년에는 계명대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좁은 시야를 벗어나기 위해 2005년에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창의성 판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창의 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 온라인에 ‘오메가 창의학교’(www.omegaedu.co.kr)를 개설했다.
“창의 교육이 한국보다 앞선 미국을 보면 창의성은 결국 얼마나 깊이 있게 근본적으로 철저히 생각하느냐는 점입니다. 미국의 경우 철학이나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창의 교육에 많이 참여하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죠. 기법 몇 가지로는 안 되고 종합적인 사고력이 결국 승패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연구한 창의 교육의 핵심으로 ‘오메가’ 원리를 소개했다.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과 자녀를 지도하면서 늘 이 원리를 나침반처럼 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번 연구는 학부모들이 창의 교육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이 곧 교실이고 부모는 훌륭한 창의 교육 교사가 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