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사커브레이크] EPL 연구한 포항의 교훈

입력 | 2009-04-11 08:41:00


프로축구의 위기다. K리그 개막 한 달이 지났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운동장에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영하를 한참 밑돈다. 뾰족한 묘책도 없는 듯 하다.

이런 측면에서 포항 스틸러스 모회사 포스코(POSCO) 경영혁신실이 작년 말 진행했던 ‘포항 스틸러스 혁신 컨설팅: 철인들이 가야할 길(Steelers way)’ 프로젝트에 담긴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K리그와 포항, 프리미어리그(EPL)와 J리그를 비교,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한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플레잉 타임을 늘려라

자료에 따르면 90분 경기 중 플레잉타임(playing time)은 EPL이 63분 10초, J리그가 62분 48초, K리그가 56분 1초로 나타났다.

반대로 데드타임(dead time)은 EPL 31분 55초, J리그 32분 2초, K리그 42분 37초. K리그는 EPL에 비해 플레잉 타임은 7분 이상 적고 데드타임은 10분 이상 많다. 플레잉 타임을 줄이는 요소에 대한 분석도 뒤따랐다.

스로인, 프리킥, 코너킥 등의 판정이 내려지고 플레이가 시작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K리그는 EPL에 비해 1.2초에서 6.7초까지 더 많다. 포항 역시 스로인과 프리킥에서 K리그 평균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파울당한 선수가 쓰러진 시점부터 일어나 플레이를 재개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K리그와 포항이 EPL에 비해 20초 가까이 신속했지만 파울 횟수가 4배 이상 많았다.

자주 끊기는 경기 흐름은 팬들이 K리그를 외면하는 가장 큰 원인. 서포터, 동호인, 구단관계자, 언론인 등 130명을 대상으로 한 ‘K리그 개선방안’ 설문에서도 42%가 ‘스피디한 경기’를 최우선으로 꼽은 것이 이를 증명한다.

○포항, “우리부터 바꾸자”

포항은 분석 자료를 토대로 올 시즌 실천 작업에 들어갔다. 데드타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선수수당 체계를 개선키로 했다.

경기 당 데드타임이 15분 이하일 경우에는 기존수당의 50% 추가지급, 15-18분 사이일 경우 30%, 18분이 넘어가면 추가수당이 아예 없다. 파울 역시 경기 당 12개 이하일 경우 기존수당의 50% 추가지급, 12-15개는 30%, 15개 초과는 없다. 코치와 스카우트, 경기지원팀장으로 구성된 ‘평가 위원

단’이 매 경기 이를 분석해 정량화한다.

구단과 연고지에 대한 자긍심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되고 팬들과의 만남 역시 크게 확대할 방침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관련기사]‘동반부진’ 수원·서울, 5R서 반전 기회 잡을까?

[관련기사]서울 vs 수원…‘감독·선수·관중’ 빅매치 3박자

[관련기사]신인레이스 후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