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을 위해 세운 ‘나노바이오 의과학 연구센터’를 대학의 간판 연구소로 키울 계획이다. 사진 제공 단국대
노화-재생 특화 연구로 ‘꿈의 고령화사회’ 준비한다
《지난달 26일 충남 보령시 무창포해수욕장 인근의 한 콘도. 심호섭 단국대 의대 교수(49)가 “앞으로 우리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장기를 이식해도 문제없는 복제 돼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신입 대학원생 29명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새로 개설된 대학원과정에 진학하면서 적지 않은 두려움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연구 목표들이 제시되자 자신감을 갖게 된 것. 단국대 도약의 신호탄 성격인 이날 행사는 신설된 ‘나노바이오 의과학과’의 첫 번째 심포지엄이었다.》
장기이식 복제돼지-노화질환 억제 신약 개발
단과대 교수 전환배치-독립운영 등 파격지원
학부과정 개설 연속성 갖춘 ‘간판 연구소’ 로
○ 노화, 재생 등 고령화사회 필수 분야 연구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육성사업에서 새로운 전공이나 학과를 개설하는 제1유형에 선정돼 5년간 212억 원을 지원받게 됐다. 제1유형에 선정된 지방 대학은 단국대를 포함해 단 세 곳뿐. 그만큼 이번 WCU 육성사업의 경쟁이 치열했고 연구 역량 위주로 철저히 평가됐다. WCU 육성사업의 여러 유형에 동시 지원하는 대학도 있었지만 단국대는 학교의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죽전캠퍼스와 천안캠퍼스를 통틀어 단 1개 사업만 지원했다.
단국대는 노화와 암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신득용 의대 교수(51)를 중심으로 석사,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으로 나노바이오 의과학과를 신설했고 앞으로 바이오과학과 나노기술을 융합해 노화나 재생에 관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인간에게 장기를 이식할 수 있는 복제 돼지 만들기,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치아 개발, 퇴행성관절염 등 노화로 인한 질환을 늦추기 위한 약물 개발 등이 이 연구 분야에 해당한다.
연구팀에 참여한 심 교수는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노화, 재생 분야에 대한 연구가 단순한 관심의 차원을 넘어 필수가 되고 있다”며 “단국대는 이미 2007년 천안캠퍼스를 ‘생명과학 특성화대학’으로 만들겠다는 ‘비전 A+ 2017’을 선포했고 이것이 이번 WCU 사업 과제와도 맥이 닿아 있다”고 말했다.
○ 파격 지원 받는 ‘WCU 나노바이오 의과학 연구센터’
신설된 나노바이오 의과학과는 다른 학과처럼 일반대학원에 속하지 않고 ‘WCU 나노바이오 의과학 연구센터’에 소속돼 센터의 지휘를 받으며 센터 중심으로 운영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운영 방식이다. 전례 없는 시도에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장호성 단국대 총장은 “WCU 사업에 제동을 걸지 말라”는 특명과 함께 파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의대 4명, 치대 2명, 첨단 과학대와 공대 교수 각각 1명 등 총 8명의 교수를 단과대학 소속에서 센터 소속으로 전환 배치해 WCU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했다. WCU 사업 전용 연구 공간 확보를 위한 의대 건물 리모델링과 함께 별도의 건물도 짓는다. 새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6층으로 이곳에는 각종 첨단 실험실과 세미나실 등이 배치된다. 이외에 WCU 사업에 참여하는 외국인 교수를 위한 전용 숙소도 건립할 예정이다. 단국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예산 외에 5년간 학교 자체 예산 7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 눈에 띄는 사업 진척
WCU 나노바이오 의과학 연구센터에 힘이 실리며 단국대의 행보도 빨라졌다. 단국대는 제1유형에 선정된 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상반기에 29명의 신입생을 선발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나머지 21명은 하반기에 뽑을 계획이다. 하반기 신입생 전형 방법은 4월 말경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계획이며 5월 원서접수를 거쳐 6월까지 전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나노바이오 의과학과에 입학하는 신입생 전원에게는 전액 장학금이 지급되고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우선권이 주어진다. 관련 분야 해외연수를 떠날 때 지원해 주는 특전도 있다.
단국대는 WCU 육성사업에 따라 석박사 과정을 신설했지만 학교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학부 과정에도 나노바이오 의과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학부가 뒷받침돼야 대학원 과정도 탄력을 받고 연구의 연속성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르면 2010학년도 신입생부터 선발할 계획이며 학부 역시 단과대학이 아닌 센터 소속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단국대는 5년 동안의 WCU 육성사업 지원이 끝나더라도 관련 학부과정과 대학원과정 및 연구소를 유지해 단국대의 간판 연구소로 키워내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세우고 있다.
현재 나노바이오 의과학과 교수진은 단국대 교수 8명과 미국 조지타운대 교수 5명, 영국 런던대 교수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올해까지 10여 명의 교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조지타운대 교수들은 하버드대 방사선 연구센터 소장을 겸직하고 있는 앨버트 포네이스 교수, 유방암 분야의 권위자인 프리실러 펄스 교수, 방사선 생물학 연구소장인 엘리엇 로젠 교수, 의료원 부총장인 루이스 위너 교수 등이다. 런던대의 조너선 놀리스 교수는 국제치과학회에서 세계적인 과학자 1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장 총장은 “WCU 육성사업 선정을 계기로 단국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며 “앞으로 유명 연구소가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안=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나노바이오 의과학과 지방대학의 한계극복…단숨에 세계로 나갈것”▼
신득용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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