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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4월 山이 탄다…산불 140건 작년 4배

입력 | 2009-04-13 02:57:00


《전국이 산불 비상이다. 건조한 날씨 속에 4월 들어 하루 평균 12건 이상의 산불이 발생하면서 애써 가꾼 수목들이 잿더미로 변하는 등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3개 부처 장관이 10일 공동 명의로 ‘산불 방지 대국민 담화문’을 긴급 발표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하지만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에도 기다리는 비 소식은 없어 산림 당국을 애태우고 있다. 》

전국에 건조특보… 이번 주에도 비 소식 없어

○ 4월에 하루 12건, 여의도 면적 불타

12일 전남 고흥, 광주 광산, 경북 경산, 충복 옥천 등 하루 동안 모두 9곳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9일 강원 인제군 서화면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나흘째 계속되고 있다. 산불이 수일째 이어지면서 비무장지대 산림이 초토화되고 있다.

이달 들어 11일까지 전국적으로 산불이 140건 발생해 여의도 면적에 육박하는 279ha의 산림을 태웠다. 29건에 44ha가 소실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건수로 4배 이상, 피해면적으로는 6배 이상 산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대형 산불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충북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 식장산에서 6일 발생한 산불은 초속 10여 m의 강풍을 타고 번져 인근 주민 50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6일 오전 11시경 경북 칠곡군 지천면 창평리 백운산에서 발생한 불은 7일 오후 5시 40분경 간신히 잡혔다. 이 불로 백운산에 있는 사찰 녹봉사의 산신각 등 일부 시설이 소실되고 임야 80ha가 탔다.

산림청은 산림청 헬기와 지방자치단체 임대 헬기 등 모두 90여 대를 총동원해 산불 진화에 나서고 있으나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대처가 어려운 상황이다.

○ 비 소식 없어 산불 최대 고비

산불의 원인은 무엇보다 건조한 날씨다.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건조 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한반도 전체가 말라있는 상황이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구와 전남 진도, 경북 11개 시군에 건조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또 서울, 부산, 대전 등 대도시 지역은 물론이고 경기, 강원, 경남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13일 제주에만 5∼20mm의 비 소식이 있을 뿐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경남지역에 내린 비는 200mm 정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강수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산불 예방은 어느 정도 가능하다. 산림청이 올 들어 11일까지 발생한 산불 355건을 분석한 결과 △입산지 실화 123건 △논밭두렁 소각 70건 △쓰레기 소각 50건 △성묘객 실화 22건 △담뱃불 실화 20건 △어린이 불장난 6건 등의 순이었다.

정부는 산불 방지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산불 예방이 어렵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