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리 조선산업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재 7개인 대형 업체를 5개로 줄여야 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국의 대형 조선업체 7개사는 시장조사 기관인 클라크슨 기준으로 세계 1∼9위에 들 정도로 대규모여서 만일 실제로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면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가 입수한 ‘주요 업종별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조선산업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의 밑그림을 이와 같이 설정했다. 정부는 또 철강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 제고가 가능한 적정 일관제철소 수를 1개나 2개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유일하게 일관제철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이 5조8400억 원을 들여 충남 당진에 연산(年産) 800만 t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설 중이다. 따라서 정부가 유효경쟁 유지에 필요한 일관제철소 수를 1개로 판단한다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정부가 구조조정이 쉽지 않은 조선과 제철업종에서 유효경쟁 유지에 필요한 적정 기업 수를 제시한 것은 해당 업종에서 세계적인 공급 과잉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완성차업계를 5개사에서 3개사 내외로 줄여 육성하는 등 10대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 방향’ 보고서를 내부적으로 마련했다는 14일자 본보 보도가 나간 이후 관련업계는 크게 술렁이고 있다.
산업 전문가들은 물론이고 해당업계 관계자들도 구조조정의 필요성과 큰 원칙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기업 간의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에 ‘각론’ 수준에서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렇다고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지적한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 동아닷컴 인기기사
- 인간관계 스트레스? 두드리면 나온다!
- 경쟁사 정보 빼낸 혐의 ‘백화점 빅3’ 본점 압수수색
- “연예인 NO!” 소방관…집배원…작은 영웅들의 시구
- “늙으면 자녀가 부양해 줄 것” 10명 중 1명만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