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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영’ 삼성, 닌텐도 역발상 벤치마킹?

입력 | 2009-04-16 02:58:00


이재용 전무, 닌텐도 방문

반도체 주요고객 관리 강화

파트너십 다지기 공들여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15일 세계적 게임업체인 일본 닌텐도의 이와타 사토루(巖田聰) 사장을 만났다. 삼성전자의 부품(DS)부문장인 이윤우 부회장과 동행하는 형식이었지만 삼성그룹 안팎에서는 ‘삼성과 닌텐도의 향후 협력 강화를 상징하는 주목할 만한 경영 행보’라는 해석이 나왔다.



삼성그룹 측은 이날 “이 전무는 13일 일본 출장길에 올라 닌텐도 소니 도시바 소프트뱅크 KDDI 캐논 등 일본의 글로벌 전자 및 통신업체들을 차례로 방문해 해당 최고경영자(CEO)와 신춘(新春) 인사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16일에는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도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나 삼성 관계자들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 주 초까지 이어질 이 전무의 방일(訪日) 행보의 핵심은 역시 ‘닌텐도와의 파트너십 강화’”라고 귀띔했다.

닌텐도는 메모리반도체 부문 세계 1위인 삼성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할 필요충분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전통적인 반도체 수요 분야인 PC업계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넷북(미니노트북)의 출현으로 반도체 수요도 예전보다 줄어드는 상황에서 닌텐도는 삼성의 그래픽 DDR3와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이 전무의 이번 닌텐도 방문은 삼성의 주요 거래처를 관리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역시 반도체의 주요 고객사인 소니는 동시에 TV 시장의 핵심 경쟁자여서 껄끄러운 측면이 적지 않았지만 닌텐도는 그야말로 ‘윈윈의 협력’이 가능한 파트너”라는 얘기도 나온다.

닌텐도는 삼성이 추구하는 창조경영의 본보기 역할도 하고 있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가내수공업 수준의 화투 업체에서 출발했지만 기존의 전자회사들과는 차별화된 ‘발상의 전환’으로 게임보이, 닌텐도DS, 닌텐도 위 등을 잇달아 성공시켜 세계 최대의 게임업체로 성장한 것은 삼성 창조경영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정구영 삼성경제연구소장도 이날 삼성그룹 사장단협의회 회의에서 “닌텐도 위는 미국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55%를 장악하는 게임기 시장의 절대 강자로 등극했고 닌텐도의 경쟁자는 휴대전화라고 말할 정도”라고 평가했다. 게임기를 온 가족이 즐기는 생활정보기기로 승화시켰다는 것이다.

이 전무도 평소 “창조경영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여성과 가족이라는 새로운 게임기 시장을 개척한 닌텐도의 역발상은 삼성이 추구하는 창조경영 모델이 된다”는 발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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