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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산책]강민정/대학생도 재충전할 안식년을

입력 | 2009-04-16 02:58:00


“Everybody 나를 더 이상 찾지 말아줘요∼ Everybody 이제 세상의 불 좀 꺼주세요∼.” 학교 후배가 들려준 노래다. 녀석은 이 후렴구를 흥얼거리며 말했다. 가사처럼 외치고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학교 밖 상황이 두려운 건 그만이 아니다. 두려움에 대한 현실도피일까? 언제부턴가 2학년 땐 영어권으로 어학연수를 가고 3학년 땐 별 이유 없이 휴학을 하는 게 일반화됐다. 지금 이 모든 것에는 ‘감행’이란 단어가 붙어야 한다.

어느 드라마에서 어머니가 현실에서 해방되고자 가족에게 ‘주부 안식휴가’를 선언했다. 어머니란 역할이 소화해야 하는 1인 다역을 열연한 그녀는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삶을 찾고 싶었다. 대학생이란 배역도 어머니만큼 숨 막히는 캐릭터다. 우린 무대에서 다국어의 대사를 소화하고 다양한 직종의 인턴사원을 연기하지 않는가.

드라마 속 어머니는 무대 밖의 휴가를 즐겼다. 대학생에게도 휴식이 필요하다. 무대 밖은 조명도 관객도 없이 자기 자신만이 존재한다. 그 순간에 우린 무대에서 몰아쉰 숨을 고르고 범벅이 된 땀을 닦아내며 점점 차분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절대 기다리는 법이 없는 시간 때문에 우리에겐 그 시간도 사치다.

일자리를 늘리고 환율을 안정시키라는 우리의 독백에 귀 기울일 수 없는 현실이라면 무대 밖 숨소리를 응원해주면 어떨까? 2학년을 마친 대학생에게 주는 1년의 방학. 명화 섭렵, 100권 전집 무협지 독파, 무전여행, 맛집 기행, 이종 격투기 배우기…. 자신의 가치를 좇으며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으로 가득할 20대 안식휴가. 지금 누구보다 그것이 절실하다.

강민정 이화여대 광고홍보학과 4학년 본보 대학생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