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 지리시스템 연계
응급상황 신속 출동에 활용
대구에 사는 최모 씨는 지난달 31일 경북 구미지역에서 차를 몰고 가다 가슴에 통증을 느껴 119에 구급차를 요청했으나 구급차가 어디로 와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최 씨는 경북 소방본부상황실의 지시대로 가까운 전봇대를 찾아 고유번호를 알려줘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봇대에 표시된 고유번호(8자리)가 119구조구급 활동을 위한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5일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봇대 번호’를 확인해 위급한 상황을 벗어난 사례가 7건이었다. 지난달 중순 경북 경주시 양남면을 지나던 한 운전자는 산불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으나 “정확한 위치를 알려 달라”는 물음에 답을 못하다가 전봇대 번호를 알려줘 불을 빨리 끌 수 있었다.
경북도 소방본부는 올해 2월 한국전력과 협력해 경북에 있는 116만 개의 전봇대 고유번호를 소방본부 상황실의 지리정보시스템에 연결했다. 전봇대는 50m 간격으로 세워져 있어 구조구급이 필요할 경우 가장 가까운 전봇대를 찾아 번호만 알려주면 현장 위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경북도 소방본부 백종열 상황실장은 “‘위치 파악=전봇대’가 상식이 되면 구조구급에 큰 도움이 된다”며 “새로 설치하는 전봇대도 즉시 지리정보시스템에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