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BW
각각 풋옵션-워런트 행사 매력
○국내기업 발행 달러채권
2∼3년 만기 수익률 8∼12%
최근 자산가들의 고민은 안정성을 고려해 정기예금에 가입하자니 너무 금리가 낮고 주식에 투자하자니 전망이 불투명해 위험하다는 것이다. 다소 공격성향의 투자자인 경우 최근의 주식시장 반등을 이용해 일정부분 주식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자 대부분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에서 최근에 자산가들은 채권과 주식의 성격을 골고루 갖고 있는 상품에 집중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최근 자산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상품이 바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다. 기아자동차 코오롱 아시아나항공 3개사가 발행한 BW에만 약 2조2700억 원에 이르는 개인 청약자금이 몰렸다. CB와 BW는 특별해 보이지만 결국 회사채다. 일반적으로 회사채는 특정기간마다 돈을 빌려준 대가인 이자율로 투자자를 유인한다. 하지만 최근의 낮은 이자율로는 투자자를 유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자율에 특별한 조건을 부여해 채권을 발행하는 것이다.
CB는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일정기간 경과 후 투자자가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를 말한다. 즉 회사채로 보유하고 있다가 해당기업의 주식가치가 높게 형성되면 예정된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회사채의 안정성과 향후 주식가격 상승의 투자를 함께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다. 최근에 발행된 CB는 풋옵션까지 붙은 것이 많다. 풋옵션이란 일정기간(대부분 1년 6개월)이 지나면 회사 측에 미리 약정한 금리로 채권을 되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BW는 일정기간 경과 후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어 있지만 채권부분이 계속 남아있다는 점에서 CB와 차이가 난다. BW를 사는 투자자는 채권과 워런트를 동시에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BW 대박 여부는 워런트 행사 가격에서 갈린다. 예를 들어 지난달 17일 청약이 끝난 기아자동차 행사가격은 6880원이었다. 당시 기아자동차 주가는 8000원. 즉 8000원짜리 기아자동차 주식을 24%나 싼 688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덤으로 얻게 된 것이다. 더구나 워런트는 옵션 형태로 따로 떼내 지금 당장 사고팔 수도 있다.
최근 시장에서 자산가들이 많이 가입한 또 한 가지의 상품은 시장에서 일명 ‘코리안페이퍼(KP)’라고 불리는 국내기업 해외발행외화채권이다. 국제적인 신용도가 있는 대표적인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발행한 달러 표시 해외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특징은 해외채권을 발행할 정도의 국제적인 신용도를 지닌 국내기업이 발행한 채권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매우 안정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낸다는 것이다.
최근에 자산가들이 가입한 상품은 2∼3년 만기이며 수익률은 8∼12%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채권이지만 환율 선물환 약정 등으로 환율 위험을 일정부분 제거하고 투자하기 때문에 환율 관련 위험도 그다지 크지 않다.
투자상품에는 항상 수익과 그것에 상응하는 위험이 존재한다. 어떤 상품을 선택하느냐의 기준은 당연히 투자자 본인의 위험성향이 기준이 된다. 대부분 자산가들의 투자성향은 안정적이며 보수적이다. 최근의 CB, BW, 외화채권은 정기예금과 주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자산가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상품들이다.
정상영 하나은행 선릉역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