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 랜드마크로 각광을 받고 있는 해운대 센텀시티 전경.센텀시티 내에 지난달 개장한 신세계 백화점의 등장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지난달 개장 신세계
하루 7만여명 북적
금융기관 등 잇단 입주
‘도심속의 도시’로
황푸(黃浦) 강을 낀 중국 상하이의 푸둥(浦東), 일본 도쿄(東京)의 롯폰기(六本木)힐스, 홍콩의 하버시티, 싱가포르의 선텍시티…. 이 도시들의 공통점은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수많은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관광 블랙홀’이라는 점이다.
영화와 영상산업, 컨벤션과 정보통신, 유통과 금융으로 집적화된 부산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가 이들 지역에 당당히 도전장을 꺼내들었다.
1950년 6·25전쟁 당시 임시 활주로를 개설해 사용해 오다 1959년 9월 부산수영공항으로 정식 출범한 이 지역은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작은 군 공항에 불과했다. 그러나 부산시가 2000년부터 첨단미래도시 조성공사를 벌였고, 2001년 전시컨벤션센터인 벡스코가 완공되면서 117만8000여 m²의 땅이 상전벽해(桑田碧海)처럼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달 3일에는 동양 최대의 도심형 복합쇼핑센터인 신세계 센텀시티가 문을 열면서 ‘센텀시티’란 이름에 날개를 달았다. 28만4000여 m² 규모로 투자비만 1조 원이 들어간 초대형 엔터테인먼트 건물답게 일본인과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개장 이후 12일까지 신세계를 찾은 국내외 고객은 292만 명으로 하루평균 7만4000여 명에 달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센텀점 등 인근 유통점에도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현재 유통시설을 중심으로 반경 200m 이내에 입주한 금융기관은 증권사 6곳, 은행 5곳 등 13곳. 연말까지는 금융기관이 20곳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에는 신세계 옆 100m 지점에 촬영한 필름을 편집하고, 컴퓨터 그래픽을 입히는 영상후반작업시설이 문을 열고 영화제작 원스톱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바로 인근에는 세계적 영화제로 위상을 굳힌 부산국제영화제(PIFF) 전용관인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의 건립 공사가 한창이다. 국제 공모를 거쳐 2011년 10월 준공되는 이 건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념비적 건축물이 될 것이라는 게 건축계의 전망이다.
센텀시티는 이미 국제회의의 중심지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곳에 제일 먼저 자리를 잡은 벡스코는 한일 월드컵 조 추첨 장소로 지구촌에 널리 알려진 데 이어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세계 뉴스의 중심이 됐다. 벡스코는 세계적 경기불황에도 지난해 600여 건의 전시와 국제회의를 유치했다. 한국관광공사 집계 결과 국내 국제회의 장소 중 1위를 차지했다.
정보통신산업의 중심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과 부산디자인센터, 시청자미디어센터가 들어서 있으며 지식, 정보통신, 전기, 전자, 연구개발 분야 기업체를 수용할 아파트형 공장과 연구소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2년까지는 해운대구청도 센텀시티 내로 이전할 예정이며 벡스코 앞에는 108층짜리 월드비즈니스센터의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센텀시티 건설사업으로 인한 생산유발금액은 8조 원, 고용유발효과는 2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곳에 건물이 완전히 들어설 2012년 이후에는 상주인구 1만5000명, 상근 인구 6만2000명, 유동인구 하루 25만2000명으로 ‘도심 속의 도시’를 창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센텀시티(Centum City)::
일반명사인 100(센텀)의 뜻을 담아 100가지 즐거움이 있고, 100% 완벽한 미래형 첨단도시라는 의미다. ‘Creature, Environment, Technology, Unique, Millenium’의 머리글자를 따서 인간과 자연과 첨단기술이 조화를 이룬 환경친화적인 복합도시라는 뜻도 포함돼 있다. 2000년 1월 1000만 원의 공모비로 이 명칭을 선정한 부산시는 특허청에 이름과 도메인을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