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서교동 상상마당의 카페에서 ‘젊은 문화 포럼’이 열렸다. 7월 1일까지 매주 수요일 10회 동안 문화체육관광부가 여는 이 포럼은 문화 전문가와 정책 담당자를 비롯해 20, 30대 소비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취지였다.
첫 포럼의 주제는 ‘2030 젊은이는 무엇을 필요로 하며, 언제 감격하는가?’였다. 하지만 주제가 광범위하고 패널 9명의 발언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사회를 맡은 유지나 동국대 교수도 인사말에서 “문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만 알았지 정책을 제안하는 자리인 줄 몰라 당황했다”고 말했다. 패널 중 한 명인 대학원생 송경원 씨는 “주제가 광범위해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화부 기획재정담당관실의 박종달 사무관은 “예술에 대한 해석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다르기 마련”이라며 원론적 발언에 비중을 뒀다.
패널의 발언은 3시간 중 2시간여 이어지면서 70여 명에 이르는 20, 30대 청중의 발언 기회도 모자랐다. 이날 질문한 관객은 9명이었다. 이들은 “2030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싶다면서 직장이 있는 20, 30대에 대한 배려 없이 평일 낮 시간대에 포럼을 진행하는 게 문제”라며 “2030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이 너무 짧다”는 등 여러 가지 지적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조준길 씨(26)는 “문화산업에 투자를 한다든가 일자리를 마련해준다든가 하는 실질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생각과 달라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문화부 문화정책과의 이경직 사무관은 “첫 시간인 데다 주제가 포괄적이고 어려웠다”며 “앞으로 청중의 발언 기회를 늘리는 방안 등을 보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은 이날 인사말에서 “그동안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 문화포럼’이 유 장관의 말대로 ‘소통의 마당’이 되려면 형식과 주제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