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류현진 상대 2회 선제 솔로포 8회 2타점 추가…삼성 5할승률 복귀
좀처럼 부진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박석민(24)의 방망이가 마침내 폭발했다.
삼성 박석민은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 출장해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결승타까지 터뜨리며 팀에 5할승률 복귀를 안겼다. 아울러 4번타자 복귀를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이날 6번타자로 강등되면서 3루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2회말 2사후 상대선발인 류현진을 상대로 좌중간 솔로홈런을 뽑아냈다.
류현진은 개막 후 2경기에서 2승을 따내며 승승장구한 ‘괴물’.
볼카운트 2-3에서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몸쪽 높은 시속 143km짜리 직구를 두들겨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겼다.
2번째 타석 볼넷, 3번째 타석 삼진에 이어 2-2 동점으로 진행된 8회말 2사 만루에서 한화 두번째 투수 양훈을 상대로 2루수쪽 2타점 내야안타로 결승타점을 뽑아냈다.
약간 빗맞은 타구를 한화 2루수 오선진이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글러브 끝에 걸리면서 빠져나왔다. 그 사이 3루주자 양준혁은 물론 2루주자 채태인까지 홈으로 파고들었다. 스코어가 4-2로 벌어지자 상대의 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었다.
박석민은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았다. 스프링캠프부터 엉덩이 근육 통증으로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고, 그 여파로 시범경기도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결국 시즌이 시작됐지만 방망이는 끝모를 침묵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31타수 3안타로 타율은 0.097. 1할도 되지 않는 타율에 3타점의 부진한 성적표로 인해 그는 경기 전 “언젠가는 안타가 나오지 않겠느냐”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다.
박석민은 경기를 앞두고 방망이까지 교체했다. 자신이 평소 사용하는 배트가 아닌 박진만의 배트를 빌린 것. 목수가 연장을 탓하랴마는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 마음을 하늘이 안 것일까. 홈런포에 이어 빗맞았지만 행운의 결승타까지. 이날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한 그로서는 심리적인 부담을 벗어던진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수확이었는지 모른다.
그는 경기 후 “워낙 감이 안 좋은 상태라 홈런을 치고 결승타가 나왔지만 계속 노력하고 연구하겠다. 지난해 류현진한테 홈런 1개를 치긴 했었다. 그래서 자신 있었다는 말은 아니고 집중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홈런이 나왔다”며 모처럼 웃음을 보였다.
그는 이날 홈런을 치기 전 타격을 하다 2차례나 배트를 손에서 빠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공이 앞으로 안 나가면 배트라도 나가야 하지 않느냐”며 너스레를 떠는 여유를 보였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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