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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仰之彌高하며 鑽之彌堅하며…

입력 | 2009-04-22 02:57:00


顔淵(안연)이 스승 공자의 도덕과 학문을 흠모해서 한 말이다. ‘논어’ ‘子罕(자한)’편에 나온다. 안연은 존경의 마음이 너무 커서 한숨부터 쉬고는 이 말을 꺼냈다.

仰(앙)은 우러러봄이다. 彌(미)는 차츰 더 ∼하다는 뜻을 나타낸다. 鑽(찬)은 송곳으로 구멍을 뚫는다는 뜻이다. 仰之彌高(앙지미고)는 우러러볼수록 더 높게 여겨질 만큼 인격이 高邁(고매)함을 가리킨다. ‘시경’도 높은 인격을 칭송해서 “높은 산봉우리를 우러러본다(高山仰止)”고 했다. 鑽之彌堅(찬지미견)은 뚫으려 해도 너무 단단해서 도저히 뚫리지 않듯이 인격이 剛毅(강의)함을 가리킨다. 忽焉(홀언)은 忽然(홀연)과 같다. 瞻(첨)은 바라본다는 말이다. 在前과 在後는 활동역량이 自由自在해서 모습을 그려내기 어려울 정도로 황홀함을 뜻한다. 이후에 안연은 스승이 우뚝 서 계신 듯 뚜렷하게 보이자 다시 흠송하게 된다.

성호 이익은 陳與義(진여의)의 ‘橄欖(감람)’ 시에서 ‘사탕수수를 먹으면서 아름다운 경지가 멀다 말라. 감람은 단 것과 쓴 것을 함께 먹는 법(莫言啖蔗佳境遠, 橄欖甛苦亦相幷)’이라는 구절을 인용해서 안연이 학문이 깊어지면서 스승을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晉(진)나라 顧愷之(고개지)는 사탕수수를 먹을 때 밑동부터 먹어서 차츰 더 맛 좋은 부분으로 나아갔다. 한편 감람은 처음 입에는 조금 쓰지만 물을 마시면 단맛이 난다고 한다. 이익은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뚫을수록 더욱 단단하게 느껴지며, 앞에 계신 듯하더니 어느새 뒤에 계신다”는 말은 쓴맛에 해당하고 “우뚝 서 계신 듯하다”는 말은 단맛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내 앞에 우뚝 서 계시던 스승이 정녕 그립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