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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국현]보험사 도덕적 해이 극복하려면

입력 | 2009-04-22 02:57:00


“너무 화가 나서 말도 안 나온다.” 최근 미국의 AIG가 1800억 달러(약 256조 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상태에서 임직원에게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한 사실이 밝혀지자 격노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감정을 드러내며 한 말이다. 일파만파로 일이 커지면서 미국 사회를 충격과 분노로 몰고 간 AIG 사태의 본질은 바로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다. 금융업계의 모럴 해저드가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대부분의 민간 기업에서는 경영자와 주주 간에 이해관계 및 보유한 정보의 질적, 양적 차이에 따른 ‘정보 비대칭’으로 경영자가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모럴 해저드의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보험사의 경우에는 높은 수익을 내고자 저위험을 부담하길 원하는 반면, 고위험을 보유한 고객이 보험 가입을 더 선호하는 ‘역선택’의 문제가 존재한다. 정보의 비대칭에서 비롯된 모럴 해저드 및 역선택의 문제점을 극복할 방법은 무엇일까?

거버넌스(Governance·협치)의 원리를 보험시장에 적용해 보는 방안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통치(Government)와 달리 중앙정부와 민간단체,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함께 협의하여 공공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일을 뜻한다. 보험시장에 적용하면 경영자 주주 고객 등 이해 당사자 간의 협치를 통해 정보의 비대칭을 최소화할 수 있고, 모럴 해저드와 역선택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어 경영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공익성을 창출할 수 있다. 이 점에 주목하여 보험에 거버넌스의 원리를 적용한 개념이 바로 공제(Mutual Aid)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사회보장제도가 발달된 독일의 경우 지자체는 전통적으로 공제회에 보험을 가입하며 공제회와 매우 긴밀한 우호적인 관계를 맺는다. 독일 라인란트 주정부 산하 보험국의 ‘2007 연차보고서’에 나오듯 전체 독일 공제회의 시장점유율이 약 11%로 알리안츠(17%)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는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역시 공익성을 추구하며 민간보험사에 비해 경쟁력이 있는 기관이다. 더욱 공익적이고 효율적인 공제서비스기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Vision 2020’을 선포했다. 거버넌스의 장점을 활용해 모럴 해저드가 없는 조직, 공익과 생산성을 공생시키는 조직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묵묵히 사명을 다하는 건강하고 튼튼한 조직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한다.

김국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