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테스트 일단 합격… 2년 정도 쓰면 ‘본전’ 뽑을 듯
최근 자동차 타이어회사들이 앞 다퉈 친환경 타이어를 내놓고 있다. 친환경 타이어란 일반 타이어에 비해 마찰 및 회전저항이 낮아 연료비가 적게 들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해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한국타이어의 ‘앙프랑’, 금호타이어 ‘엑스타 DX 에코’, 브리지스톤타이어의 ‘에코피아’ 등이 각 업체가 자랑하는 친환경 타이어들. 실제로 이들 타이어는 연료 소모량이 적을까?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정도일까? 이 중 가장 최근에 시판된 브리지스톤의 ‘에코피아 EP100’을 가져다 연료 소모량을 측정해 봤다.
테스트 차량은 르노삼성자동차 ‘SM5 LE’ 모델로 출고용 타이어 새 제품을 끼웠다. 우선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가득 넣었다. 이어 강북강변로→방화대교→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인천공항으로 주행했다. 입국장 앞을 쉬지 않고 돌아 다시 고속도로→방화대교→강북강변로→S오일 주유소로 돌아오는 115.8km(SM5 적산계 기준) 코스였다.
주유소에서 방화대교까지는 시속 60∼80km, 고속도로상에서는 계기판 눈금상 시속 100km를 유지하면서 내비게이션상 GPS 속도가 93km로 떨어지면 가속페달을 살짝 밟고, 98km선까지 오르면 발을 떼는 방식으로 정속 주행했다. 돌아오는 길 강북강변로도 시속 70∼80km로 주행해 주유소까지 도착해 즉시 시동을 끄고 다시 기름을 가득 넣어봤다. 그 결과 115.8km를 주행하는 데 소모된 연료는 휘발유 7.558L. L당 주행거리는 약 15.3km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는 에코피아를 장착한 뒤 똑같은 코스를 달렸다. 교통량이 늘어나 주유소에서 가양대교까지 약 10km 구간에서 시속 20∼30km, 돌아오는 길에도 서강대교∼마포대교까지 약 2km 구간에서 시속 20km 정도로 주행했다. 에코피아를 장착한 상태에서 연료 소모량은 7.461L로 L당 주행거리가 약 15.5km인 것으로 나타났다. 악조건 속에서도 출고용 타이어보다 L당 약 200m를 더 주행할 수 있었다. 만약 같은 교통상황이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실험 결과대로라면 연간 2만 km를 주행했을 때 연료비(L당 1609원 기준)는 출고용 타이어의 경우 약 210만315원, 친환경 타이어는 약 207만3359원으로 약 2만7000원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조건이면 L당 600m를 더 주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업체 측 주장대로라면 연간 연료비 절감액은 약 7만9000원.
친환경 타이어의 짝당 가격이 일반 타이어보다 2만∼3만 원 정도 높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 당장 타이어를 바꿔 연료 절감분으로 타이어 값을 벌충할 수 있다”는 타이어업체의 주장만큼은 아니더라도 기존 타이어가 수명이 다했을 때 친환경 타이어로 바꾸고 2년 정도 주행하면 본전을 뽑고 남을 것으로 보인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