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 다른 회사는 ‘짝퉁’
브랜드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명품 브랜드와 이를 흉내 낸 모조 브랜드. 누구나 명품 브랜드를 한두 개 가지고 있으면 좋다고 생각하고, 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면 명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품이 너무 비싸서 구입하기가 어려운 사람에게는 대안이 필요하다. 가끔씩 ‘있는 척’을 해야 할 때, 사회적 지위와 체면 때문에 명품이 필요한 경우에 대신 이용하는 것이 소위 ‘짝퉁’이다. 마니아들은 어느 동네의 어느 쇼핑몰에서 가장 진짜와 흡사한 짝퉁 브랜드를 살 수 있다는 것까지 잘 알고 있을 정도다.
회사에도 두 가지 브랜드가 있다.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 브랜드, 그리고 내부 고객인 직원에게 제공하는 ‘고용 브랜드’다. 많은 기업이 외부 고객에게 제공하는 브랜드는 회사의 사활을 걸고 관리한다. 중장기적인 회사 이익을 위해 수년에 걸쳐 고객들의 구매 특성을 고려하고 이에 맞는 회사 브랜드와 이미지를 관리한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내부 고객인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고용 브랜드에 대해서는 많은 기업이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관심이 미미하다. 심지어 회사가 직원들에게 어떤 고용 브랜드로 다가서는지조차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회사 바깥으로 회사 브랜드를 직접 제공하는 사람은 내부 고객, 즉 회사의 직원들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직원들이 외부 고객인 자신의 주위 사람이나 주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회사가 활력 있고, 유연하며, 창의적인 제품이나 서비스,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할 때는 반드시 내부 고객인 직원들도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외부 브랜드와 내부 브랜드가 현격히 차이가 나면 내부 고객들은 회사의 대외 브랜드가 ‘짝퉁’이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휴잇어소시엇츠가 조사한 2009 한국 최고의 직장은 공통적으로 ‘회사가 직원들에게 한 약속을 실제 제공한다’는 질문에 65% 이상의 직원이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들이다. 이는 다른 기업의 두 배가 넘는 비율이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젊고, 활력 있고, 유연하며, 창의성을 주는 업무 경험과 고용 브랜드를 주고 있어야 외부에 광고하는 브랜드가 힘을 받는다. 일관된 브랜드로 외부 고객과 내부 고객을 감동시켜야 한다.
김동철 휴잇어소시엇츠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