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생필품-안부편지 보내면
쓴 물건 내려보내 ‘간접 접촉’ 유지
정부, 유엔에 문제 제기 추진
21일 남북 당국 간 접촉을 활용해 개성공단에 억류 중인 현대아산 직원 A 씨를 면담하려던 정부 대표단의 시도는 무산됐다. 남측 대표단은 A 씨의 신변안전을 확인하고 북한 당국의 기소를 막기 위해 접견권 보장을 강력하게 요청했지만 북측은 무반응이었다. A 씨는 남북 간 공식 접촉이 이뤄진 개성공단 내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건물에 구금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남측 대표단은 끝내 A 씨를 만나지 못했다.
다만 A 씨와 가족 간에는 간접적인 접촉의 끈은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측은 22일 “A 씨 가족이 생필품과 안부편지 등을 보내면 A 씨가 내의 등 쓰고 난 물건 등을 내려 보내는 형식으로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씨의 육성을 직접 확인하거나 만날 수는 없지만 이런 간접적인 교류로 A 씨의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도 A 씨의 인권을 짓밟거나 지탄을 받을 만큼 무리한 조사방법을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양측 간 교감도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A 씨를 기소하지 않거나, 기소하더라도 간첩죄 혐의라는 최악의 결정을 피하겠다는 사전양해가 있었을 가능성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또 “A 씨가 공단 내 숙식이 가능한 시설에 머물고 있어 큰 불편을 겪고 있지는 않지만 예상치 않게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심리적인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A 씨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기해야 한다”는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의 지적에 “빠른 시일 내에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