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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센터-구청도 석면 위험 노출

입력 | 2009-04-23 02:58:00


공공건물 76%-농가지붕 38% 석면 자재 사용

공공건물 10곳 중 7곳과 다중이용시설 10곳 중 4곳은 석면이 함유된 자재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전국의 40% 가까운 농가건물에 석면 유출이 우려되는 슬레이트 지붕이 설치돼 있어 철거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환경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과 6대 광역시, 강원 춘천시의 주민센터와 시청 및 구청 등 공공건물 224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76%인 170곳에서 석면 함유 물질이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석면은 주로 천장재와 벽재 등에서 많이 검출됐다. 시기별로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지어진 공공건물의 87%에서 석면이 확인됐다. 반면 2000년대 이후 들어선 공공건물은 44.1%로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석면자재의 사용이 줄어든 셈이다.

전국의 역사(驛舍)와 상가 등 다중이용시설 112곳 중 47곳(42%)에서도 석면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번에 조사한 공공건물과 다중이용시설 모두 공기 중 석면농도는 기준 이하로 나타났다.

이와는 별도로 환경부는 전국 농촌을 대상으로 슬레이트 지붕 설치 현황을 조사했다. 슬레이트는 석면을 주재료로 하는 대표적인 건축자재다. 환경부가 이번에 전국 농가건물 981채를 조사한 결과 슬레이트 지붕이 설치된 곳은 38%(372채)에 달했다. 이 가운데 30∼40년 전에 설치된 낡은 슬레이트 지붕은 67% 정도.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은 풍화와 침식 등에 의한 석면 유출 가능성이 높다. 실제 슬레이트 지붕이 설치된 농가건물의 공기에서는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으나 주변 토양과 지붕 물받이에서는 일부 석면이 검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1997년 기준으로 전국의 농가건물 123만 채 중 노후 슬레이트 지붕을 사용 중인 곳이 약 31만 채로 추정된다”며 “관련 부처와 함께 철거 및 개선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