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중계권료 협상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케이블 방송사와의 중계권료 협상을 대행하고 있는 (주)에이클라와 스포츠 전문채널 4사간의 힘겨루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더 큰 문제는 (주)에이클라측이 비전문 스포츠채널과 협상을 통해 프로야구 중계에 대해 합의를 하지만 곧바로 포기를 하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를 넘는 방송사들의 방해공작
방송사들이 에이클라에서 제시한 금액에 도저히 합의할 수 없다면 중계를 포기하면 된다. 능력과 여건이 되는 채널에서 프로야구를 중계하면 된다. 에이클라측에서 제시한 금액에 중계할 채널이 나타나지 않으면 중계권료는 자연히 내려갈 수밖에 없다. 이것이 시장의 논리다. 그러나 프로야구 중계에 흥미를 느끼고, 원하는 채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예능 전문 채널인 YTN스타와 ETN에서 중계를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압력에 굴복해 결국 중계를 포기하고 말았다. 그 압력이란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관련 프로그램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프로야구 중계는 구미에 당기는 콘텐츠다. 중계권료 이상의 광고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능 전문 채널에서는 거대 방송사의 예능프로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다. 그래서 프로야구 중계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1일과 22일 프로야구를 중계한 디원티브이 역시 중계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디원티브이는 드라마, 영화 전문 채널이지만 영상송출회사여서 역시 방송사들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향후 전망
일단 리얼TV는 프로야구 중계를 합의하고 23일 잠실 삼성-LG전부터 중계를 시작하기로 했다. 리얼TV는 그동안 중계합의를 하고도 거대 방송사들의 압력에 굴복한 다른 채널의 사례를 잘 알고 있다. 프로야구는 당연히 스포츠전문 채널이 중계를 해야 가장 이상적이다. 지난해 모 채널에서는 프로야구만 따지면 광고수입을 100억원 가량 벌었다고 한다. 프로야구로 적자를 낸 방송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몇 억원 차이로 중계협상에 나서지 않는 것은 방송사로서의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현재로서는 협상이 타결되기 위해서는 결국 에이클라가 방송사들의 강력한 카르텔을 깨고, 개별 방송국과 각개전투를 벌일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방송사마다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포츠전문 채널 4개 중 2개채널은 이미 KBO와 중계권료 합의를 한 상황이었고, 중계를 원하는 방송사가 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를 중계해 아쉬울 것도 없는 SBS스포츠가 대표협상자로 나서면서 현재의 협상고착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일부 스포츠 채널은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개별협상이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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