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밥상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월 23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삼겹살이 수입쇠고기보다 비싸졌습니다. 다른 식품 가격들도 크게 오르면서 주부들의 장바구니가 더 가벼워지게 생겼습니다.
(김현수 앵커) 한동안은 물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일부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까지 인상될 예정입니다. 산업부 이원주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도대체 삼겹살 가격이 얼마나 비싼 건가요?
(이원주) 예. 대형마트에서는 요즘 삼겹살 100g을 2200원 정도에 팔고 있는데요, 반면에 미국산 쇠고기 LA갈비 가격은 1900원 대입니다. 삼겹살이 10% 정도 비싼 셈입니다.
삼겹살 가격은 최근 석 달 사이 꾸준히 올랐습니다. 2월에는 100g에 1700원 수준이던 삼겹살 가격은 3월이 되면서 1800원으로 뛰었고 이번 달에는 2000원을 넘겼습니다. 1400원 정도 하던 작년보다는 30에서 40% 정도 비싼 가격입니다. 유통업체에서는 이런 비싼 가격이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계기영 과장 /롯데마트 식품 매니저
"나들이 철을 맞이하여 고객님들이 수요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삼겹살 값이 이렇게 비싼 이유는 다름 아닌 환율 때문입니다. 돼지고기 수입업자들이 환율 부담을 못 이기고 수입량을 줄이면서 시중에 풀린 전체 삼겹살 물량도 줄었기 때문입니다.
(박 앵커) 다른 먹을거리들은 좀 어떻습니까.
(이) 값이 오른 것은 삼겹살뿐만이 아닙니다. 작년까지 무게 1kg짜리 한 마리에 4200원 하던 닭고기는 요즘 5200원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찾는 사람은 늘었는데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고등어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어획량은 늘었지만 한 마리 크기가 작아 반찬용으로 팔 수 있는 고등어는 오히려 줄어들어서 그렇습니다. 작년 말에는 2900원 내외였지만 요즘은 4000원입니다.
원자재 가격과 환율 인상 등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올랐습니다. 값이 1000원이던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최고 1500원까지 올랐고 서민의 시름을 달래주는 소주 가격도 940원에서 1000원이 됐습니다. 소비자들이 장보기가 겁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 소비자의 말입니다.
(인터뷰) 정영옥 (31) / 주부·서울 효창동
"별로 산건 없지만, 벌써 돈 십만 원이 나오니까 좀 부담이야 많이 되죠."
(김 앵커) 예전과 같은 생활비로는 살림하기가 더 어려워졌을 것 같은데요,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이) 가장 눈에 띄는 소비자들의 행동은 가격이 오른 제품을 사지 않는 것입니다. 대신 비슷한 맛을 내면서 값은 상대적으로 싼 다른 상품이나 가공식품을 찾는 손길이 늘었습니다.
값이 오른 고기 대신 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한 대형마트의 이번 달 햄 매출이 작년보다 20% 늘었습니다.
또 단백질을 고기 대신 계란에서 얻으려는 소비자들도 늘어 계란 매출도 15% 늘었고 비슷한 이유로 우유도 작년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고등어를 즐기던 사람들은 값이 싼 꽁치로 눈을 돌렸습니다. 3마리에 1000원 내외로 값이 싼 꽁치가 작년보다 30% 이상 잘 팔리고 있고 참치 통조림 매출도 덩달아 늘었습니다.
(박 앵커) 식품 외에 다른 물가가 오르지는 않았나요?
(이) 아직은 오르지 않았지만 하반기 요금 인상이 확정됐거나 오를 가능성이 높은 몇몇 공공요금들이 있습니다.
서울지역의 일반택시 기본요금은 6월 1일부터 1900원에서 500원 오른 2400원이 됩니다. 인상률로 보면 12% 정도인데요, 서울시는 "LPG 값이 크게 올라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정부에 국제선 요금 인상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돼 항공요금도 오를 전망인데요, 인상률은 10% 정도 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또 올 하반기에 전기요금이 약 9% 정도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