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엽기 사이트에서 히트를 친 ‘엄마 청바지(Mom Jeans)’라는 동영상은 촌스러운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아줌마들을 놀리는 내용이다. 동영상 속에는 허리 한참 위로 올라오는 일명 ‘배바지’ 스타일의 청바지를 입은 엄마들이 등장한다. 티셔츠를 청바지 속에 찔러 넣은 채 한껏 멋을 낸 아줌마들을 두고 동영상은 ‘엄마 전용 청바지’를 입었다며 연방 놀린다. 임신 때 찐 살이 안 빠져서, 혹은 다리 길이만 1m를 훌쩍 넘기는 젊은 여성들에게 기가 죽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언젠가부터 처녀 시절 즐겨 입던 청바지를 기피하게 된 ‘줌마렐라’들이 국내에도 적지 않다. 하지만 쫄쫄이 스키니진을 입은 소녀시대의 핏(fit)까진 기대할 수 없더라도 몇 가지 노하우만 있으면 얼마든지 센스 있게 입을 수 있는 게 청바지다.》
이번 주 동아일보 마이위크엔드 쇼핑면에서는 국내 3대 백화점 청바지 바이어 및 브랜드 담당자로부터 30대 후반∼50대 초반 여성을 위한 추천 청바지 상품 및 코디 조언을 들어봤다. 멋쟁이 줌마렐라들이여, 올봄엔 청바지로 다시 한번 훨훨 날아보자.
○ 청바지, 디자인별로 골라 입자
‘스키니’ ‘스트레이트’ ‘와이드’ ‘플레어’ ‘부츠컷’ ‘롤업’….
큰 맘 먹고 청바지 매장에 들어가도 수많은 청바지 종류에 머리부터 복잡해지기 쉽다. 신세계백화점 청바지 편집매장 담당 바이어인 최재혁 과장은 이 중 다리가 길어 보이는 ‘부츠컷’ 스타일을 추천한다. 부츠컷 스타일은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는 딱 붙고 무릎부터 아래로는 나팔바지처럼 살짝 퍼지는 디자인이다. 허리가 길거나 골반이 큰 사람에게 어울린다.
“‘트루릴리젼’ 청바지 중 특히 ‘베키 부츠컷’은 밑위(허리부터 가랑이 사이) 길이가 다른 디자인에 비해 0.5인치(약 1.27cm) 정도 더 길어요. 살짝 나온 뱃살도 가려줄 수 있는 디자인이죠.”
일본 캐주얼 브랜드 ‘유니클로’는 ‘부츠컷 진’을 추천해 왔다. 무릎에서 밑단까지 서서히 넓어지는 디자인인 데다 바지 통 자체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뒷주머니 역시 엉덩이 위쪽에 달려 있어 힙이 ‘업’돼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도 있다.
‘버커루’에서는 올여름 유행 스타일로 ‘배기 청바지’를 꼽았다.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바지 통이 전체적으로 넉넉한 스타일이다. 최근 케이티 홈스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배기 청바지를 발목 위로 돌돌 접어 입은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찍히면서 밑단을 접어 올린 ‘롤업’ 스타일의 배기진이 유행하기도 했다. 버커루 이성희 데님팀장은 “마르거나 키가 크지 않아도 부담 없이 입을 수 있는 스타일”이라며 “일반 데님 원단과 달리 솜 원사를 이용해 착용감도 좋다”고 설명했다.
○ ‘워싱(Washing)’은 최대한 없게
청바지 색상과 장식 역시 빠질 수 없는 주요 키워드다. 워싱(물이 빠진) 정도나 백 포켓(뒷주머니) 디자인 및 스티치 등은 사소해 보이지만 전체적인 실루엣을 결정짓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롯데백화점 청바지 담당 김인혜 상품기획자(MD)는 워싱이 거의 없는 어두운 색상을 추천한다. “군데군데 하얗게 처리된 청바지는 다리가 굵어 보이기 쉬워요. 일관되게 어두운 색상이 다리를 슬림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가 강력 추천한 제품 중 하나인 ‘리바이스’의 ‘뉴레이디 스타일 데님’은 워싱된 부분 없이 진한 네이비 블루 색상이라 허벅지가 날씬해 보인다. 기존 리바이스 제품에 비해 스판 소재가 많이 들어가 입었을 때 잘 늘어나 불편함이 덜하다.
청바지 백 포켓의 ‘마술’에도 한번 기대를 걸어 보자. 백 포켓이 화려하고 덮개 장식까지 있다면 축 처진 엉덩이도 ‘업’돼 보이는 효과가 있다.
현대백화점 이성화 진캐주얼 바이어가 추천하는 상품은 프리미엄 진인 ‘제임스진’. 백 포켓에 박힌 반짝이는 크리스털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고 빈약한 힙을 가려준다. 다만 46만3000원의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다.
청바지를 꿰맨 스티치 역시 장식성 효과를 갖고 있다. 두꺼운 실로 스티치가 들어가 있는 경우 데님 소재 특유의 거친 느낌을 강조하기에 좋다. 하지만 통통한 체형이라면 스티치가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얇고 어두운 색으로 고르자. 두꺼운 흰색 스티치는 체형을 두드러지게 해 오히려 더 뚱뚱해 보이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