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애병원 박용휘 소장 개발
“암-외상 등 조기진단 기대”
“보통 진단영상으로는 보이지 않던 암도 찾아낼 수 있어요. 병이 의심되는 특정 부위를 확대해 더 정밀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죠.”
‘핀홀(바늘구멍)’ 진단기법을 개발한 성애병원 펫 시티(PET-CT)센터 박용휘 소장(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사진)은 이 기법이 앞으로 암과 외상을 비롯한 골격계 질환의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초 아시아인으로는 처음으로 독일의 학술전문출판사 스프링거의 명예고문으로 위촉된 박 소장은 1994년 핀홀 기법에 대한 영문 의학서적을 쓰기도 했다. 이 책은 지금도 골격계 질환의 진단법을 배울 수 있는 핵의학 교과서로 통한다.
뼈와 갑상샘, 뇌, 심장, 간 같은 장기를 촬영하는 스캐너와 단광자방출단층촬영(SPECT) 등 병원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진단장비는 방사성동위원소를 몸속에 주입한 다음 거기서 나오는 방사선을 감마카메라로 포착해 영상을 얻는다.
“보통 스캐너에서 뼈 일부가 까맣게 보이면 골절인지 염증인지 암이 전이된 건지 확실히 구별하기 어려워요. 핀홀을 설치하면 영상이 7, 8배 확대돼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기 주먹만 한 핀홀은 텅스텐으로 이뤄진 원뿔 모양의 도구다. 가운데에 지름 2∼8mm의 작은 구멍이 뚫려 있다. 방사선 에너지가 이 구멍을 통과하면서 영상이 확대된다.
“보통 영상에서 별 이상이 없어 보이는데 환자가 아프다고 해서 핀홀 촬영을 해봤어요. 선골(골반 척추) 부위에 작은 암이 자라고 있었어요.”
국내 병원에 핀홀 전용 진단장비는 그리 많지 않다. 박 소장은 “판독이 어려워 많은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