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후보에 손학규-김문수 측근 출마
前-現경기지사 기싸움에 격전지 부상
4·29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시흥시장 보궐선거는 ‘숨은 격전지’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이지만 수도권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인 인천 부평을과 함께 여야의 재·보선 운명을 가르는 승부처 중 하나다.
특히 ‘수도권 대표 정치인’의 자리를 놓고 겨루는 김문수 현 경기지사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곳에서 기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김 지사 측은 한나라당 노용수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음양으로 뛰고 있다. 노 후보는 김 지사를 20년 가까이 보좌했다. 김 지사는 선거법(공무원의 선거 중립의무)에 발이 묶였지만 대신 측근인 차명진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차 의원은 노 후보를 ‘작은 김문수’라고 선전하고 있다. 박희태 대표도 “노 후보를 뽑는 것은 도지사도 함께 얻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손 전 지사는 이틀에 한 번꼴로 시흥을 찾아 민주당 김윤식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 후보는 시흥에서 빈민운동을 펼쳤던 고(故) 제정구 전 의원의 비서를 지냈다. 시흥이 고향으로 제 전 의원과 빈민운동을 함께 했던 손 전 지사는 ‘제정구를 생각하는 모임’의 대표다. 손 전 지사 측은 “손 전 지사와 김 후보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했다.
김 지사와 손 전 지사에게 시흥시장 보궐선거는 ‘차기 대선주자’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서도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특히 손 전 지사는 이번 선거로 정계 복귀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더 적극적이다.
한편 충북 증평 군의원 보궐선거는 또 다른 ‘관전 지역’이다. 증평은 유권자 2100여 명에, 당선권이 400표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미니 선거구. 자유선진당 관계자는 “증평의 승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충북에 교두보를 마련하느냐 아니냐를 보여주는 가늠자의 성격을 갖는다”고 말했다. 선진당은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지만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충북에선 보은-옥천-영동 1석을 차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충남 정당’이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회창 선진당 총재는 9일 지역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이어 선거 마지막 일요일인 26일 증평에서 집중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충북에 다수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도 8일 변재일 김종률 의원 등 당 소속 충북 의원과 당원들이 대거 지역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등 방어벽을 치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한나라 “GM대우 생존위한 유동성 공급”
민주, 의원-위원장 동별로 책임자 지정
4·29 재·보궐선거를 엿새 남겨둔 23일 여야는 최대 격전지인 인천 부평을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는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를 연 데 이어 거리유세를 벌이며 “힘 있는 여당 후보를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박희태 대표는 “GM대우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GM 본사의 최종 결정이 있을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며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당정은 이날 GM대우 및 쌍용차 협력업체 유동성 지원을 위해 지자체·은행·보증기관이 참여하는 ‘지역상생 보증펀드’에서 2400억 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GM대우 및 쌍용차 협력업체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동별로 의원 3, 4명, 원외지역위원장 1, 2명, 당직자들이 1개 조를 이뤄 책임지는 ‘전담제’를 실시했다. 삼산1동의 경우 호남 출신인 박상천, 충청 출신의 홍재형, 치과의사 겸 변호사인 전현희 의원이 ‘동책’이 돼 각각 호남향우회, 충청향우회, 법조계 및 의료계 인사들을 접촉하며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를 찾아 이채관 후보의 유세를 지원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이날 ‘노동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여론조사를 통해 27일 단일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이 지역 민주당 김태선 후보는 “‘반MB(이명박) 연대’가 절실하다”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한편 민주당 후보와 정동영-신건 무소속 연대가 맞서고 있는 전주 2곳의 재선거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변수로 등장했다. 14년 만에 고향인 전남 신안군 하의도 방문길에 오른 김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야 하며, 무소속 1, 2명이 당선돼 복당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고 김 전 대통령을 호남선 기차에서 만난 한명숙 고문이 전주 유세에서 전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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