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플랫폼’ 10월 개관 공연장-갤러리로 꾸며
인천항 하역물품을 보관하던 인천 중구 해안동과 중앙동 일대의 옛 창고들이 ‘예술기지’로 탈바꿈되고 있다. 1890년대에 지어진 우선주식회사(일본 무역회사) 건물이 디지털 미술전문자료관으로 바뀐다. 또 붉은색 벽돌로 쌓여진 대한통운 창고가 예술창작실로 변하게 된다. 따로따로 떨어져 있던 옛 창고 13동을 하나의 회랑으로 연결하는 전면 개·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 정부와 인천시가 223억 원을 지원해 이뤄지는 사업이다.
인천문화재단은 10월 개관 예정인 ‘인천 아트 플랫폼’(터 면적 8450m²) 실루엣을 최근 선보였다. 개·보수 공사가 모두 끝나지 않았지만 옛 건물 흔적을 최대한 살린 채 유리벽, 나무 데크 등의 현대식 건축자재로 꾸며지고 있다.
아트 플랫폼은 작은 길 사이 양편에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A, B단지로 나뉘어 있다. 두 단지는 구름다리로 연결되고 창작 작업실(스튜디오), 공연장, 야외 데크, 갤러리, 교육실습실, 디지털자료실이 꾸며지고 있다.
A단지에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이 이뤄질 작업실과 공방이 들어선다. 20∼50m² 규모의 작업실은 총 20개로, 지역 미술작가 등에게 무료 대여될 예정. 입주 작가는 3∼12개월 단위로 사용 계약을 하게 되고 임대료 없이 전기료와 수도료 등만을 내면 된다. 개관 직후 4, 5개월가량 시범 운영한 뒤 내년 상반기 중 입주자 모집이 본격화될 예정. 이와 별도로 공동 창작이 가능하도록 대형 작업실 1개가 마련된다.
창작 작업실 주변의 4층 건물엔 해외 작가, 평론가, 큐레이터 등이 묵을 원룸 형태의 ‘게스트 하우스’ 9실이 갖춰진다. 이곳엔 냉난방, 세탁실, 인터넷 랜선, 생활가구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된다. A단지 내 3개 공방에는 북아트, 유리, 금속분야 등의 공예가를 입주시켜 학생과 시민 대상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항과 맞붙은 큰길가의 B단지에는 전시, 교육, 공연을 위한 시설이 꾸며진다. 633m² 규모의 다목적 공간에는 작은 무대와 전시실이 있다. 2층 야외엔 나무 데크를 깔아 놓아 야외공연 및 전시가 이뤄지고, 주말엔 ‘예술품 벼룩시장’이 열릴 수 있게 한다. 또 아트 페어가 수시로 이어져 인천의 대표적인 미술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 B단지 커뮤니티홀에서는 아트숍과 커피숍이 운영된다. 바로 옆에는 아동, 청소년, 성인 대상의 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강의실 2개와 실습실 1개가 갖춰진다.
아트 플랫폼의 총괄 건축가인 황순우 씨(49)는 “프랑스 독일의 와인공장이나 맥주창고가 예술공간으로 단장되듯 인천의 옛 도심에서도 옛 창고의 역사성을 살린 복합예술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