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철이면 찾아오는 황사 때문에 온 국민이 피해를 보고 있으나 근원적인 대처 방안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황사 진원지인 몽골의 경우 평균 강수량이 200mm 정도로 한국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몽골에서의 강수량은 지역적 편차가 매우 심해 고비사막 같은 남쪽의 사막화 지역은 100mm 이하의 강수량으로 식생이 거의 없어 황사 발생에 무방비 상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사막화가 점차 확대돼 앞으로 몽골 전 지역의 90%가 사막으로 변할 것이라고 한다.
유엔과 몽골 정부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전국 3800km에 이르는 수림 벨트를 지정해 놓았지만 몽골 정부의 빈약한 재정과 세계 각국의 소극적 참여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일부 단체에서 기금을 모아 나무를 심기도 하였으나 식목 이후 강우량이 적어 토양 속 수분이 모자라 말라 죽는 경우가 많다.
인천에서는 인천대, 인하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인천녹색연합, 인천YWCA, 인천의제21 등 20여 기관으로 구성된 ‘인천환경원탁회의’가 2007년부터 몽골의 녹색지대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시민 모금으로 1억2000만 원을 거둬 몽골의 12ha에 2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올 5월에도 시민 모금으로 울란바토르 성긴과 바얀누르 지역에다 총 2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인천환경원탁회의는 몽골 환경부, 울란바토르 시와 협정을 맺고 일정한 토지를 할애받아 매년 식목행사를 하고 있다. 식목 이후에도 3년 동안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심은 나무가 완전히 뿌리내리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좀 더 과학적인 접근을 위하여 식목 이후 지하수 변화 등 과학적 조사를 몽골과학기술대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인천 희망의 숲’이라고 명명된 이 사업을 위하여 환경의 날, 물의 날을 맞아 홍보를 강화하고 학교에서의 저금통 모금 행사, 시민 동참을 유도하는 일일찻집, 리셉션 등의 행사도 열고 있다.
몽골은 국토 면적이 우리나라 국토의 7배에 이르나 전체 인구는 300여만 명으로 적은 편이다. 이들 중 100만여 명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몰려 살고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이 1486달러(2007년 기준)에 불과해 외국의 지원 없이는 국토의 사막화를 막을 수 없다. 몽골은 전통적으로 한국과 깊은 관계를 맺어 왔다.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11위에 이르나 이에 합당한 국제적 협력이나 참여가 부족한 실정이다. 몽골에 희망을 심는 녹색지대 조성 사업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 몽골 사막화를 방지하고 봄철마다 한국을 찾는 불청객, 황사 문제도 해결했으면 좋겠다.
최계운 인천환경원탁회의 의장 gyewoon@inche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