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5·18묘지 - 정부전산센터와 맞바꿔
부지 재개발 본격화… 대체 구장도 신축
광주 북구 임동 무등경기장은 1965년 제46회 전국체육대회에 맞춰 건립됐다. 흙으로 쌓아 올린 관중석을 콘크리트로 리모델링해 개장했다. 개장 첫해 많은 사람이 경기장 정문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에는 택시 운전사들이 경기장 앞에 모여 ‘독재타도’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암울했던 1980년대 시민들은 야구장을 찾아 ‘광주의 한’을 달래기도 했다.
광주의 애환을 간직한 무등경기장이 44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광주시는 ‘국가·지방자치단체 간 상호 점유재산 교환’에 따라 국유지인 무등경기장 용지와 시 소유인 국립5·18민주묘지, 광주 정부통합전산센터 용지 맞교환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23일 밝혔다.
광주시는 토지 감정평가에서 무등경기장 국유지 8만4582m²가 274억500만 원, 시 공유재산인 국립5·18민주묘지 16만6734m²와 광주정부전산센터 3만3805m²가 각각 156억6000만 원, 85억1800만 원으로 나와 차액인 32억2700만 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시는 재산 활용 가치가 없었던 국립 5·18민주묘지와 광주정부통합전산센터 용지를 무등경기장 용지와 맞교환함으로써 240억 원의 지방재정을 확충하는 효과를 거두고, 2008년부터 매년 6억 원 이상 국가에 부담해온 사용료도 절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등경기장 용지가 시유지로 전환되면 ‘민주 광장’ 조성 등 사후 활용방안이 추진된다. 시는 광주발전연구원에 ‘무등경기장 용지를 활용한 민주광장(가칭) 타당성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을 발주해 용역 결과가 나오는 11월경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무등경기장을 대체할 첨단 야구장을 제3의 장소에 신축하기로 하고 용지 물색과 재정 투입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