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홀 이글 등 6언더파 활약 ‘황태자’ 엘스 4언더 공동 9위
지난 시즌을 무관으로 끝낸 강경남(26·삼화저축은행)이 유럽의 강호들을 밀어내고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총상금 36억원) 1라운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강경남은 23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장(파72·7361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통차이 자이디(태국), 로베르트 얀 데르크센(덴마크)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7언더파 65타를 친 선두 마크 브라운(뉴질랜드), 곤살로 페르난데스 카스타뇨(스페인)와는 1타차.
오전 6시50분, 첫 조로 나선 강경남은 1번홀(파4)부터 버디를 뽑아내며 상쾌한 출발을 보였다. 2번홀(파3)에서 보기로 주춤했지만 4번(파5)와 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승세는 10번홀(파5) 이글로 절정에 달했다. 두 번째 샷으로 그린에 올려놓고 6m 이글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단숨에 2타를 줄였다.
14번홀(파3) 버디에 이은 16번홀(파5) 버디는 환상에 가까웠다. 티샷이 벙커에 빠졌지만 벙커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어갔다가 백스핀이 걸려 홀 1m에 바짝 붙었다. “지난해까지는 최고라는 자만심을 가졌던 게 사실이다. 올해 마음을 다잡았다. 가장 좋았던 2006년과 2007년의 감각을 다시 찾아가고 있다. 오늘은 특히 드라이버가 좋았다. 바람이 많이 불 것에 대비해 로프트를 낮춰 사용한 게 효과를 봤다. 내일도 오늘 같은 감을 유지하면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강경남은 만족해했다.
화창한 날씨 속에 국내파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미남 골퍼 홍순상(28·SK텔레콤)을 비롯해 김형태(32·테일러메이드), 김대현(21·하이트), 강욱순(43·안양베네스트)은 4언더파 68타씩을 때려내며 공동 9위에 올랐다.
가장 많은 갤러리를 몰고 다닌 ‘황태자’어니 엘스(남아공)도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2개를 뽑아내며 4언더파 68타(공동9위)로 샷 감각을 조율했다. 제주도 특유의 한라산 브레이크에 애를 먹은 엘스는 “그린이 까다로웠지만 드라이버 샷이 좋았다. 러프가 길지만 티 샷으로 페어웨이를 지키면 충분히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며 2라운드를 대비했다.
이날 출전선수 156명 가운데 77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쏟아내며 제주의 칼바람을 잠재웠다. 특히 4번과 10번홀에서는 각각 10개와 11개의 이글이 터지는 등 하루 동안 무려 27개의 이글이 기록돼 까다롭기로 유명한 핀크스 골프장의 코스를 비웃었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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