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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Life]은행권 10%대 금리상품 속속 등장

입력 | 2009-04-27 02:58:00


“신용낮아 대출 힘들었죠”

신용상품 소외계층에게도 금융혜택 받을 기회

국민연금기록 등 개인신용에따라 다양한 상품

은행권이 저신용자 대출상품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기존에 은행에서 대출받기 힘들었던 저신용자들이 10%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은행은 13일 기존 신용대출상품의 소외계층이던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 및 연간 소득 18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에게 돈을 빌려주는 ‘KB행복드림론’을 내놓았다. 대출을 받으려면 대출 신청일에 소득증빙서류를 낼 수 있거나, 국민연금 보험료를 3개월 이상 정상 납부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청고객이 신청일 현재 대출금을 연체하고 있거나 신용정보 관리대상자인 경우에는 돈을 빌릴 수 없다.

국민은행 개인여신부 고광래 팀장은 “이 대출상품은 기존 신용대출과 다른 대출한도 산출모델을 별도로 개발해 소득을 증빙하기 힘든 고객이라도 국민연금보험료 납부금액, 신용카드 이용실적 등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만 원부터 1500만 원까지 빌려주며 최장 10년에 걸쳐 갚을 수 있다. 금리는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연 14.0∼16.0%이며 대출금을 연체없이 정상적으로 상환하면 3개월 단위로 연 0.2%포인트씩 대출금리가 낮아진다.

우리은행이 2월부터 판매한 ‘우리이웃사랑대출’은 연소득 2000만 원 이하의 저소득 근로자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상품이다.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최고 2000만 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다. 우리은행 측은 “기존에는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다른 은행 등에서 빌린 신용대출이 있으면 한도에서 차감했으나 이 상품은 다른 대출이 1000만 원 이하라면 차감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출 상환기한은 최대 5년이다.

우리이웃사랑대출의 대출금리는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이달 20일 기준으로 개인의 신용도에 따라 연 8.07∼15.07% 수준이다. 재직기간 또는 사업기간이 3년 이상인 고객, 3자녀 이상 고객, 5년 이상 우리은행과 거래한 고객 등은 최대 0.5%포인트의 금리를 감면받을 수 있다.

농협의 ‘생계형 무등록자 사업대출’은 사업자 등록이 돼있지 않아 기존에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무등록 자영업자에게도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생계형 무등록 사업자 특례보증서’를 발급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최고 500만 원까지 빌려주며 5년에 걸쳐 갚을 수 있다. 대출 신청일 현재 연체 중이거나 신용정보 관리대상자가 아니면 매출 또는 소득의 증빙이 없이도 대출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에 1∼7등급이었던 신용대출 대상자를 1∼10등급으로 확대한 대출상품인 ‘신한희망대출’을 20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총소득 2000만 원 이하에 총부채 3000만 원 이하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하나은행의 ‘하나소액대출’은 연소득 2000만 원 이하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된다. 전북은행은 주부, 일용직 근로자, 영세 소상공인 등에게 최고 1000만 원까지 대출해 준다. 대출금리는 최저 연 13.9%에서 최고 연 19.9%이다. 전북은행 측은 “신용도가 취약한 계층에 대한 대출이란 점에서 부실 위험이 높은 만큼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30∼40%대인 제2금융권이나 사채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기업은행이 올해 초부터 판매하고 있는 ‘IBK근로자 생활안정자금대출’은 600만 원 한도 안에서 실직 가정에는 연 3.4%의 생활안정 자금을, 비정규직과 실업자에게는 연 2.4%의 직업훈련 생계비를 빌려준다. 이 대출을 받으려면 근로복지공단에 대출신청을 하고 보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과거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이자를 연체하고 있는 고객들이 연체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하나은행은 급여이체 거래고객 중 1000만 원 이하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자에 대해 5월부터 연체이자를 감면해 줄 계획이다. 하나은행 생활안정자금 대출자는 현재 7∼9%대의 신용대출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으며, 연체 이자율은 17∼19%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에 부과하고 있는 연체 가산금리 2.0%포인트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 우리은행은 소액대출을 받아 연체한 사람이 사회봉사를 하면 빚을 깎아주고 있다. 1000만 원 이하 연체자가 사회봉사활동을 하면 시간당 3만 포인트(1포인트=1원)를 계산해 원리금을 감면해준다. 다만 법원의 개인회생 프로그램이나 신용회복위원회의 신용회복 지원제도가 진행되고 있는 고객은 제외된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