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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대우 유동성위기 28일이 고비

입력 | 2009-04-27 02:58:00


채권은행단 선물환계약 연장 여부 결정
총 11조… 연장안되면 올해 2조 환차손

자금난에 시달리는 GM대우자동차의 유동성 위기가 이번주 1차 고비를 맞는다. 채권단은 GM대우가 5,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8억9000만 달러(약 1조1926억 원) 규모의 선물환계약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것과 관련해 28일 최종결론을 내기로 했다. 만기가 연장되면 GM대우는 5억 달러(약 6710억 원) 안팎의 자금조달 부담을 덜게 되지만 연장이 안 되면 GM대우는 물론 외환시장도 충격을 받을 수 있어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GM대우는 지난해 자동차 수출대금이 국내로 들어오기 전에 대금을 당겨쓰기 위해 우리 하나 신한은행 등 13개 은행과 평균 970원의 원-달러 환율로 선물환계약을 체결해 원화를 빌려 썼다. 계약 만기일에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로 은행에서 빌린 원화를 갚거나 달러를 시장에서 조달해 변제하는 조건이었다.

선물환계약 잔액은 2월 말 기준 82억 달러(약 11조700억 원)로 이 중 8억9000만 달러의 만기가 2개월 이내에 몰려 있다. 달러가 부족한 GM대우로선 최근 1350원대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로 달러를 사서 은행에 갚아야 한다. 이 경우 환차손 규모는 5, 6월에만 3300억 원에 이르고 올 한 해 전체로는 2조 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5, 6월 만기도래액의 절반가량인 5억 달러 정도에 대해 만기를 연장해 달라고 은행 측에 요구하고 있다. 신규자금 투입이 아니라 단순히 계약기간을 조정하는 방식이라는 점 때문에 상당수 은행이 만기 연장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외국계를 포함한 일부 은행은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대금을 회수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만기연장 합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만기 연장이 안 되면 GM대우는 당장 엄청난 규모의 현금을 동원해 달러를 사들인 뒤 은행에 갚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할 수도 있다.

GM대우가 ‘발등의 불’인 선물환계약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현재 GM대우가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가 6조 원에 이르는 반면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은 5조 원이 채 안돼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GM대우는 올해 초 주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에 1조 원의 자금을 추가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산은은 “미국 정부가 GM 본사에 대한 처리 방침을 확정하지 않은 단계에서 섣불리 자금 지원을 거론하기 어렵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