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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후 美-멕시코 다녀온 1만명 ‘주시’

입력 | 2009-04-28 02:55:00



돼지인플루엔자 확산… WHO 오늘 ‘대유행’ 위험도 상향조정
잠복기 3~7일, 이번주가 고비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미국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각 나라의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각국은 특히 27일(현지 시간·한국 시간 28일 새벽)로 예정된 세계보건기구(WHO)의 ‘대유행(pandemic)’ 단계 조정 결정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유행은 총 6단계가 있는데 현 단계는 동물에게서 나온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3단계에 해당한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은 “현재 멕시코, 미국 등에서 감염자가 발생했으므로 전염병이 소규모로 유행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4단계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27일 한승수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돼지인플루엔자 일일상황 점검체계를 전국 의료기관으로 확대하는 한편 WHO의 단계 조정이 결정되는 대로 강화된 전염병 대응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인천공항 검역소는 체온이 38도를 넘는 발열자 중 돼지인플루엔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있는 환자를 ‘의심환자’로 분류해 국가 지정병원으로 이송해 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돼지인플루엔자가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4월 17일을 전후해 멕시코나 미국을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기간 동안 위험지역에 체류했거나 이 지역을 여행한 사람과 직접 접촉한 후 감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즉시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돼지인플루엔자의 잠복기는 최장 7일이고 이번 주가 1차 고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17일을 전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통해 국내에 들어온 사람은 7000∼1만 명이다. 이 중 미국을 경유해 입국한 멕시코 여행객도 상당수 섞여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센터장은 “돼지인플루엔자 잠복기를 3∼7일로 보는데 이들이 일주일 정도를 무사히 보내면 유행 위험을 넘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멕시코에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반면 미국의 피해가 경미한 것은 돼지인플루엔자가 국경을 넘으면서 독성이 줄고 멕시코가 초기 대응을 잘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국내 위생·의료 서비스 수준이 높고 치료제도 많이 비축하고 있는 만큼 멕시코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제 250만명분 추가 확보
보건당국은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추가 매입할 방침이다. 현재 250만 명분의 타미플루가 비축돼 있으나 추가로 250만 명분을 더 확보한다는 것이다. 예산이 확보되면 총 500만 명분, 인구 10%에 대한 치료제를 비축하게 된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돼지인플루엔자를 법정가축전염병으로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