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자영 신임사장 간담회
차세대 車배터리 등 집중투자
글로벌 ‘톱10’ 도약할 것
“국민들의 머릿속에 있는 SK에너지는 주유소와 함께 떠오르는 ‘정유회사’입니다. 하지만 SK에너지는 이제 과거의 정유회사가 아닙니다. 첨단 기술로 글로벌 ‘톱10’ 안에 오를 토털 에너지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사진)은 2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SK에너지의 사업 초점은 석유자원 탐사와 세계적 수준의 그린에너지 기술 개발에 맞춰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구 사장은 “현재 한국은 ‘세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중동에서 석유 수입 물량의 86%를 들여오고 있다”며 “석유 자주 개발률 역시 일본(20%)의 4분의 1 수준인 5.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나라가 에너지 자원 안정국이 되기 위해서는 원유 도입처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지금처럼 유가가 낮을 때야말로 민관이 힘을 합쳐 석유자원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풍부성’ ‘경제성’ ‘청정성’이라는 차세대 에너지의 3대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특히 차세대 전기자동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개발 사업을 크게 확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SK에너지는 일본 기업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부품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양산(量産)에 성공한 기업”이라며 “세계 시장의 10%만 차지해도 140조 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간담회에서 구 사장은 SK에너지가 더는 내수(內需)기업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부문별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정유부문이 55%, 석유화학부문은 75%”라며 “올 1분기(1∼3월) 견고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중국 내수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이 현재 4조 위안(약 800조 원)을 풀어 내수경기를 부양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의 본격적인 영향을 받게 되면 SK에너지의 수출 사업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 사장은 ‘세계 톱10’에 드는 에너지 기업이 되기 위해 핵심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재 확보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