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의 흑자를 냈다. 하지만 수출은 여전히 위축돼 있으나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3월 경상수지가 66억5000만 달러로 2월(35억6000만 달러)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수출 감소폭이 전년 동기 대비 2월 ―19.4%에서 3월에는 ―17.8%로 둔화된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에 ―30.6%에서 ―35.8%로 감소폭이 커졌다.
수출에서는 선박 수출이 전년보다 63.1% 급증한 영향이 컸고 수입은 원유, 가스, 에너지 등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감소폭이 커졌다. 하지만 선박을 제외한 자동차, 전자, 철강 등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여전히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수출이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2월 5억3000만 달러 적자에서 3월 6억5000만 달러로 적자폭이 커졌다. 지난달 자본수지는 21억8000만 달러 순유출을 나타내 순유출 규모가 2월(29억8000만 달러)보다 축소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4월에는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으로 소득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원화가치 상승에 따라 경상이전수지와 여행수지가 부진할 것”이라며 “40억∼50억 달러 무역수지 흑자에 약 3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