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조승수 후보(왼쪽)가 29일 울산 북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 부평을 홍영표 당선자
“20년 대우맨” 강조…접전 예상깨고 낙승
인천 부평을의 홍영표 당선자는 1982년 대우자동차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해 20년간 부평공장에서 일한 경력을 들어 지역 최대 현안인 GM대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자임해 왔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같은 지역에 통합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5.3%포인트 차로 한나라당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이 때문에 그의 재도전은 당 공천부터 쉽지 않았다. 특히 노무현 정부 시절 재경부 산하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당내 반대 의견이 적지 않았다. 홍미영 전 의원과 최종 면접까지 가는 접전 끝에 민주당 후보로 지명됐다. 당 최고위원인 송영길 의원(인천 계양을)의 적극적인 후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표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접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뚜껑을 열자 홍 후보는 여유 있게 앞서 나갔다. 홍 후보는 당선이 확정되자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명박 정부의 독주를 막아내고 GM대우의 일자리를 지켜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고창(52) △이리고, 동국대 철학과 △대우자동차 노동자대표 △재경부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 △민주당 인천 부평을 지역위원장
인천=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경주 정수성 당선자
‘박근혜 마케팅’ 위력…“한나라 입당하겠다”
경북 경주의 무소속 정수성 당선자는 ‘박근혜 마케팅’으로 국회에 입성한 또 한 명의 주인공이 됐다. 정 당선자는 장교후보생(갑종 202기)으로 입대한 뒤 40여 년 동안 경주를 떠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박정희 향수’가 강한 경주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앞세워 표심을 붙잡았다. 육군 예비역 대장인 정 당선자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안보특보로 박 전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정수성 돌풍’은 지난해 12월 박 전 대표가 그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며 일찌감치 예감됐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정 장군이야말로 한길에 매진하면 뜻을 이룰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정 당선인은 당선 직후 “박 전 대표와 경주 시민 모두의 승리”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주 구상을 박 전 대표와 함께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기의 문제일 뿐 한나라당에 입당하겠다는 마음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선거 과정에서 “복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을 박아 당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경북 경주(63) △경북고 △장교후보생(갑종 202기) 입대 △육군 제1야전군 사령관(대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안보특별보좌관
경주=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완산갑 신건 당선자
‘무소속 연대’ 효과…초반 열세 뒤집어
전북 전주 완산갑의 신건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정동영 당선자와의 ‘무소속 연대’ 덕을 톡톡히 봤다. 신 당선자는 정 당선자 측과 일찍부터 교감을 나누고 무소속 출마의 뜻을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신 당선자가 무소속 후보로 나설 기미를 보이자 여러 경로로 그의 출마를 만류하려 했지만 이미 결심이 선 그를 막지 못했다.
전주고 출신 공직자 그룹의 좌장 격이었던 신 당선자는 김대중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2차장에 이어 원장을 맡는 등 김 전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았다. 신 당선자가 2005년 11월 국정원 불법 감청 사건으로 구속되자 김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 그를 변호하고 나설 정도였다.
신 당선자는 선거 초반 민주당 이광철 후보에게 지지도에서 크게 뒤졌지만 정 당선자와의 무소속 연대 바람을 타고 끝내 역전을 이뤄냈다. 민주당 완산갑 경선에 나섰던 김광삼 전 전주지검 검사, 김대곤 전 전북 정무부지사가 탈당해 그를 도왔고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힘을 보탰다.
△전북 전주(68) △전주고, 서울대 법대 △고등고시 16회 사법과 △법무부 교정국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광주고검장 △법무부 차관 △국가정보원장
전주=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울산북 조승수 당선자
단일화로 승기 잡아…4년만에 배지 회복
울산 북의 조승수 당선자가 4년 만에 자신의 지역구를 되찾았다. 조 당선자는 2004년 울산 북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다음 해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 원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 짧은 의원 생활을 마쳐야 했다.
1982년 동국대 재학 시절 전두환 정권 반대 시위를 벌이다 구속된 조 당선자는 이후 울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민노당 시절 ‘강경 평등파’로 분류되던 조 당선자는 지난해 총선에 앞서 당내 주류였던 자주파의 노선을 ‘종북(從北)주의’라고 비판하며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과 함께 탈당했다.
이번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는 지난해 8월 15일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얻은 기회. 민노당과의 후보 단일화 논란 과정에서 ‘당을 깬 장본인’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조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진보진영 단일화는 향후 진보정당을 넘어 시민단체 등 대중조직과 함께 큰 틀의 진보조직 단결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46) △학성고, 동국대 생명자원경제학과 △울산 시의원 △울산 북구청장 △17대 국회의원 △진보신당 대외협력위원장, 녹색특별위원장
울산=류원식 기자 r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