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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 허정무 축구클리닉 화두는 ‘공부’

입력 | 2009-04-30 08:20:00


“보통 하루에 몇 시간 운동하죠?”(허정무 대표팀 감독)

“2시간이요.”(학생)

“나머지 시간은 뭐 해요?”(허 감독)

“휴식이요.”(학생)

“휴식할 때는 주로 뭐 해요?”(허 감독)

“자거나….”(학생)

“이제부터는 공부하고 연구합시다.”(허 감독)

29일 전주대에서 열린 축구 클리닉에서 허정무 감독(사진)과 전주 인근 중학교 학생들과 오간 문답이다.

클리닉에 참가한 6개 중학교 100명 중 초등학교까지 제대로 학교수업을 받은 선수는 단 1명. 그 정도로 축구 선수들이 공부와 담을 쌓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운동 이외에는 잠을 자거나 컴퓨터 오락을 하며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이라는 게 선수들의 솔직한 대답이었다. 한 선수는 “주말리그를 하니 쉴 시간이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주말리그 시행 전까지는 평일에 운동하고 경기한 뒤 주말에 쉬었지만 제도가 바뀌면서 주말에 경기를 치러야하니 선수들에게는 아직 적응이 안 되는 듯 했다.

이에 허 감독은 주말리그와 공부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한 선수들에게 차분하게 설명을 해 나갔다. “축구에서 기본기가 중요한 것처럼 사회생활을 위한 기초가 바로 공부”라고 운을 뗀 허 감독은 “공부를 하면서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면 축구를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들려줬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주말리그를 하면서 경기가 없는 평일에 학교 수업도 듣고, 쉬는 시간에는 책을 읽으면서 사고의 영역을 넓히는 게 중요해요”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공부를 못했는데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요”라는 한 선수의 질문에 그는 “당장 공부만 했던 아이들과 똑같아 질 순 없지만 차분히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부터 시작하면 ‘운동선수는 공부를 잘 못한다’는 사회 인식도 바꿀 수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허 감독은 선수들과 약속을 하나 했다. 쉬는 시간에 책과 신문을 읽고, 자기 전 5-10분씩 생각을 하자는 것이었다. 허 감독은 “책과 신문을 읽으면서 지식을 넓히고,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 생각의 유연성을 가지면 공부를 하는데도 큰 도움이 돼요. 이런 습관들이 2-3년 후 흔히 말하는 창의적인 축구를 하는데도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전해줬다.

전주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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