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나는 그 사람이 누군지 잘 몰랐으나 워낙 오래전 일이라 모를 수도 있어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그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한테 미안한 부탁이지만 우리 회사 제품을 사달라”는 식으로 운을 뗐다.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의 친분임에도 오죽했으면 전화를 했겠나 싶어 그 회사 제품을 사고픈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당시 동창들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잘 모르는 친구들 얘기가 나와서 당혹스러웠다. 얘기가 길어지면서 이 사람이 고등학교 동창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최근 유행하는 사기 전화의 변종이 아닐까 하는 마음에 급히 전화를 끊었다.
동창을 사칭한 것도 문제지만 동창회 연락처를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도 의문이다. 동창이다, 동문이다 하면서 물건 구입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으면 먼저 사기가 아닌지 확인해 본 뒤 물건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
이수연 서울 중랑구 상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