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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의 포스트게임] 만년적자 프로야구 노조가 웬말

입력 | 2009-05-05 09:31:00


필자는 대한민국에 진정한 ‘프로’ 스포츠는 없다고 판단한다. 대한민국이 자본주의 국가이면서도 사회주의 방식이 가미돼 있는 게 프로 스포츠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노조결성 시도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프로야구를 보자.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올해로 27년째다. 출범 자체는 정치적 의도가 있었지만 국내에서 가장 팬들로부터 사랑받는 종목이다.

최근에는 남자 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고, 메이저리거들의 잔치격인 WBC 대회에서는 2회 연속 4강 진출에 올해는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27년이 된 프로야구는 구단의 경영 유무능을 떠나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어떤 종목도 순수하게 흑자를 내는 구단은 없다. 시민축구단이 장부상 흑자를 낸다고 할 뿐이지 실제와는 거리가 있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기가 어렵다.

사실 프로야구 종사자들은 날마다 감사하면서 구장에 나가야 한다. 다른 프로 종목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요즘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수억원, 수천만의 연봉을 꼬박꼬박받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선택된 사람들이다. 보통 수십만명의 실업자들이 여기저기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왜 프로 선수들이 감사해야하는지를 보겠다. 대한민국이 완벽한 자본주의를 추구했다면 프로야구는 존재할 수가 없다. 왜냐면 항상 적자이기 때문이다. 기업에서 만년 적자는 퇴출이다. 그런데 퇴출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이 공유하는 스포츠이기에 기업과 차별화를 두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스포츠의 천국이다. 그렇지만 인기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MLB, NFL, NBA, NHL, NASCAR, PGA 등은 입문과 동시에 돈방석을 예고한다. 그러나 축구 MLS는 별 볼일이 없다. MLS는 선수들의 연봉을 구단이 책정하는 게 아니라 리그가 정한다.

LA 갤럭시의 데이비드 베컴은 특수한 경우다. 선수들은 베컴의 임팩트로 인기몰이에 나서 다른 선수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해 연봉 예외조항을 인정한 것이다.

여자농구 WNBA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의 기량은 남자 뺨칠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여자로 태어났다는 원죄 하나로 연봉이 10만달러를 넘지 못한다. 그런데 MLS나 WNBA 선수들은 아무런 불평이 없다. 리그가 문을 닫으면 일자리를 잃게 돼서 그렇다. 돈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는 젊음을 바친 그라운드와 코트 무대가 필요하다.

지난 2월 실내풋볼리그(AFL)는 시즌을 폐쇄했다. AFL은 NFL 시즌이 없는 틈을 탄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풋볼인데 인기가 꽤 높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시즌을 꾸려갈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의 프로 스포츠다.

만성적자인 국내 프로구단들이 경제위기라고 시즌 문을 닫자고 한 적이 없다. 긴축예산을 책정했지만 선수 연봉을 주는 못하는 경우는 없었다. 히어로즈도 직원은 몰라도 선수 연봉은 제 날짜에 지급한다.

선수협의회는 “KBO와 구단들로부터 선수의 권익을 보호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노조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각 기업이 프로야구단을 해체한다면? 해마다 적자에 단체행동권을 가진 노조 야구단을 갖고 있을 구단주는 단 한명도 없다. 노조는 자본가에게 피해를 봤을 때 만들어졌다. 야구단의 구단주들이 얼마나 큰 이익을 보고 선수에게 피해를 입혔을까. 국내 실정상 프로 스포츠단의 노조는 있을 수가 없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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